[말글밭]양산·우산

입력 : 1990-06-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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陽傘, 햇볕가리는 실용적 도구

「우산」의 우리말은 「슈룹」이었는데 이는 한자어에 밀려 지금엔 사라져간 옛말이 되었다. 그런데「우산」을 뜻하는 영어의 Umbrella가 「그늘」을뜻하는 라틴어 Umbra에서 온 것으로 보면 우산은 본디 햇볕을 가리기 위한 귀족들의 양산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양산은 햇볕을 가리는 그 실용적 기능보다도 상직적 영할을 많이 해왔다.

고대 이집트의 조각품들에서 파라오 (Pharaoh:왕의 칭호) 가 의식용 양산 아래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들은 양산이 하늘로부터 권력을 전수해 주는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양산은 궁륭 (穹륭:하늘의 형상) 을 연상케하는 그 사발모양으로 해서 동양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고대 중국에서는 황제가 사냥해 나설 때에는 24개의 양산이 행렬을 선도함으로써 왕권을 상징하였고 일본에서는 왕이 궁전 밖으로 나갈때면 시종들이 절대권력의 상징으로 붉은 양산을 받치었다.

이 양산을 우리는흔히한자로 陽傘으로 적으나 권력을 표상하는 양산은 陽산으로, 서양의 파라솔 (Parasol) 은 陽傘으로 국어사전들은 구별하고 있고 들놀이들에서 쓰는 큰 양산을 일산 (日傘) 이라하나, 원래는 왕실에서 의장 (儀仗) 의 하나로 가에늘어지게 둘러꾸민 헝겊이 1층으로 된것은 일산 (日傘) 이고, 3층으로 된 것은 (陽산) 이라고 이름있는 백과사전에서 이를 밝히고 있다.

傘과 산은 서로 통하는 글자인데 傘은 글자모양 그대로 양산의 외형을 보인 글자요 산은 재료 곧 비단으로 만든 것임을 보이는 글자라 하겠다. 그런데 우산은 글자에 따른 구별없이 雨傘/雨산을 같이 쓰고있다.

흥미로운 말에 나이80을 이르는 산수 (傘壽) 란 말이 있는데 이는 傘의 약자가 人자 아래에 十을 한글자로 이글자의 모양이 八十과 비슷함에서 붙여진 나이의 별칭이다.

류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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