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주민들이 을숙도 생태공원 조성 공사장에서 폐비닐 등 쓰레기를 파내고 있다. 김병집기자 bjk@부산시 낙동강환경조성사업단이 부산의 상징적인 환경복원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을숙도 생태공원 조성 공사장에 다량의 쓰레기를 그대로 파묻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낙동강환경조성사업단이 발주하고 K건설이 시공 중인 을숙도 생태계 복원사업 1단계 토목공사 과정에서 철새서식지와 공원지대를 가르게 될 언덕 조성공사 터에서 13일 수십t의 쓰레기가 쏟아부어진 채 발견됐다.
이 쓰레기에는 폐비닐과 폐목재를 비롯해 전봇대 일부와 콘크리트 조각 등 산업폐기물로 추정되는 쓰레기까지 섞여 있어 이 쓰레기가 그대로 묻힐 경우 토질이나 인근 낙동강 수질을 오염시킬 우려가 크다. 인근 주민들은 '이전에도 이런 쓰레기가 많이 반입돼 그대로 묻혔으며 그 위에 깨끗한 흙으로 덮는 작업이 진행돼 왔다'며 '이날도 주민들이 지켜보지 않았다면 공사가 그대로 진행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언덕 조성지 중 일부 고르기 작업이 끝난 지역에서도 쓰레기가 발견되는 등 상당량의 쓰레기가 이미 땅속에 묻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낙동강환경조성사업단이 발주자인 관계로 이번 공사와 관련,관할구청도 별다른 단속을 하지 않고 있어 사업단이 묵인할 경우 심각한 환경훼손이 쉽게 이뤄질 수 있다.
녹색연합 김은정 환경부장은 '부산시가 추진하는 각종 사업에서 쓰레기 매립 은폐 등의 환경훼손 사례는 이전에도 낙동강 둔치 등에서 수차례 있었다'며 '이번 사업의 경우도 쓰레기 우선 수거 등 쓰레기에 대한 사전대책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낙동강환경조성사업단 측은 '언덕 조성에 쓰인 흙은 외부에서 반입된 것이 아니라 공원 부지 내 습지조성지 절토작업 과정에서 나온 흙'이라며 '13일 오전 습지조성지에서 쓰레기가 발견돼 곧바로 공사를 중단시켰으며 쓰레기는 외부로 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준녕기자 jumpju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