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로 간 어려운 이웃 수호천사 되어줄래'

입력 : 2004-06-23 09:00:00 수정 : 2009-01-13 21: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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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동모금회 자원봉사 중 교통사고로 사망 박시내씨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받고 있지요…'. 이 노래를 듣고 있어야 할 넌 지금 하늘에서 더 많은 사람들의 축하로 행복해 하고 있겠지? 네가 좋아했던 그 하늘에서….(중략) 어느 선배 말처럼 지금 너를 보며 기도하고,생각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수호천사가 되어 주라. 네가 지켜주면 참 든든할거야….'

꽃다운 나이에 고인이 된 박시내(23·경성대 사회복지학과 대학원 1년)씨가 생일을 맞은 지난 4월 13일,그의 미니 홈페이지(www.cyworld.nate.com/sinae0413)엔 그를 그리워하는 친구들의 글들이 잔뜩 올라와 있었다.

박씨는 생일 사흘 전인 4월 10일 부산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심훈 부산은행장) 자원봉사자로 '경북지역 청소년공부방 실태조사'에 참여했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가 그토록 좋아하고 열심이던 장애아 및 불우어린이 봉사활동의 현장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이다.

하지만 그가 짧은 생애 동안 남겨놓은 자원봉사의 흔적들은 아직 바래지 않았다.

지난 2000년 경성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이래 틈나는 대로 남구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정신지체아동 및 청소년들을 위한 방과후 프로그램인 '사랑나누미 교실''희망나라 교실' 등에서 무려 830시간 이상 이들을 돌보았고,부산 서면중학교에서도 상담보조교사로 200시간 이상을 일했다. 본보의 빈곤프로젝트 '우리 곁의 빈곤' 설문조사에도 참여했다.

북구 화명동에서 입시학원을 하고 있는 박순태(49) 김선옥(47) 부부의 외동딸인 그는 이러한 자원봉사 활동을 '평생의 소명'으로 받아들여 올 3월엔 '사회복지사 1급 시험'에도 합격했다. 앞으로 사회에 진출해서도 우리 사회의 어두운,어려운,소외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살기 위해 착실히 준비를 해온 것이다.

아버지 박씨는 '시내가 중학 1학년 때 '나의 왼발'이란 장애인 영화를 보고는 장애인을 돕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꿈을 갖게 된 것 같다'며 '우리로선 한때 그러려니 했는데 성장하면서도 계속 그 꿈을 안버리고 장애인 돕는 걸 즐겨하는 것을 보곤 참 대견해 했다'고 회고했다.

남구사회복지관과 부산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그의 아까운 생애를 기리기 위해 최근 보건복지부에 표창을 상신했고,오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연세대학교 동문회관에서 열리는 '희망 2004 이웃돕기 유공자 포상식'에서 그는 '자원봉사 의사자'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는다.

윤성철기자 cheol@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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