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곰팡이도 알고보면 좋은점 많은 친구죠'

입력 : 2007-10-20 09:00:00 수정 : 2009-01-11 17: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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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곰팡이와 여행하다/ 오치 노리코·유재일

청소부 곰팡이와 여행하다 /오치 노리코. 유재일

음식을 냉장고에 넣지 않고 밖에 그냥 두거나, 여름철 에어컨을 켜면 필터에 나타나는 '친구'. 또 땀에 젖거나 음식이 묻은 옷을 그대로 옷장에 넣어 두고, 젖은 수건을 축축한 채로 방치해 놓으면 금세 들러붙는 '친구'. 과연 누굴까요.

맞습니다. 바로 곰팡이죠. 그런데 알고 보면 곰팡이라는 친구는 생각보다 우리 곁에 가까이 있습니다. 곰팡이는 따뜻하고 축축한 곳을 좋아하는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나 물에도 곰팡이 포자(홀씨)가 떠다니고 있지요. 과학자마다 약간 다르게 봅니다만 지구에는 대략 8만~15만 종의 곰팡이가 있답니다.

퀴즈 하나 낼게요. 곰팡이는 식물일까요, 동물일까요? 얼른 보기에 실 모양이어서 식물 같지만 사실 광합성을 하지 못해 식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동물도 아닙니다. 과학자들은 단세포 동물인 세균과 동물의 중간쯤에 있다고 해서 곰팡이를 '균' 또는 '진균'이라고 부른답니다. 지구상의 생물은 크게 동물, 식물 그리고 균류로 나뉘죠. 곰팡이의 이웃으로는 버섯과 효모가 있습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곰팡이는 사람이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의 온도와 축축한 곳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곰팡이는 적응도 잘 하고 먹성도 좋아 심지어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같은 데도 붙어 삽니다.

흔히 곰팡이가 나쁜 건 줄 압니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지구에 이로운 일을 많이 하죠. 곰팡이는 죽은 생물이나 배설물을 분해해 영양분을 얻는데,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지구를 순환하게 하죠. 쉽게 말해 썩혀서 땅으로 돌아가게 하는 거죠. 만약 곰팡이가 없다면 지구는 온통 죽은 생물과 배설물로 뒤덮일 겁니다. 물론 곤충이나 세균 같은 것들도 비슷한 기능을 한답니다.

이렇게 썩히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해로운 물질을 내기도 하지만, 이로운 것을 만들기도 합니다. 썩은 음식을 잘 못 먹으면 배탈이 나지만, 왜 치즈나 된장 같은 음식은 몸에 좋잖아요. 이게 바로 곰팡이의 발효 기능 덕분이죠.

부패와 발효를 일으키는 곰팡이는 서로 다릅니다. 부패 곰팡이는 물과 산소가 있어야 살 수 있지만, 발효 곰팡이는 산소 없이도 살 수 있거든요. 그래서 우유에 발효 곰팡이가 자라도록 두면 우리가 즐겨 먹는 치즈가 되는 겁니다.

또 푸른곰팡이는 항생제를 만드는 데 쓰이고, 또 다른 것은 화장품이나 음식의 색, 향기를 바꾸는 데 쓰이기도 한답니다. 궁극적으로 볼 때 곰팡이는 지구상에 없어서는 안 될 친구랍니다. 하지만 곰팡이를 이롭게 쓰려면 주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잊지 마세요.

'청소부 곰팡이와 여행하다'(오치 노리코·유재일 글)는 곰팡이의 세계를 바투 들여다보고 다양한 기능을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어요. 음식과 종이, 식물 따위에 기생하는 각종 곰팡이를 크게 확대한 사진들이 흥미롭지요. 초등 전학년용. 웅진주니어/아자와 마사나 그림, 시오다 마사키·정하진 그림/9천원. 김마선기자 msk@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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