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근교를 달리는 자전거] <7> 울주군 간월재~배내고개~상북면

입력 : 2011-10-27 16: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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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형 간월재 '업힐' 매력, 영화 풍경 같은 억새밭 속으로…

간월재로 닿는 오르막은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때마침 가을 햇살이 억새평원을 비췄다. 시원한 바람에 억새들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자연이 빚은 한 폭의 풍경화다. 억새평원 사이 나무 데크 위로 라이더들이 느긋하게 페달을 젓고 있다.

최적의 산악자전거(MTB) 라이딩 코스는 어떤 곳일까? 우선 업힐과 다운힐이 적당히 섞여 근력도 높이고 속도감도 줘야 한다. 길바닥도 흙길, 포장길, 자갈길이 받쳐 준다면 다양한 질감의 길맛을 느낄 게다. 거기에다 철에 맞는 풍경과 볼거리를 갖춰 준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근교를 달리는 자전거' 7차 구간은 이 조건들을 99%까지 소화한 코스다. 업힐 8㎞, 다운힐 18㎞가 적절히 배치돼 있다. 간월재로 오르는 구간은 신불산~간월산 능선 조망미가 뛰어나다. 간월재 억새평원에 오르면 입이 절로 벌어진다. 배내고개에서 석남사로 가는 다운힐 구간은 군더더기가 없다. 좋은 코스는 구구한 말이 필요 없다. 이미 경북·울산지역 라이딩 동호회 사이에서 이 구간은 '그 코스'로 알려진 곳이다. 2~3년 경력의 라이더가 이 코스를 거쳐야 '자전거 좀 타셨군요!'라고 대접(?)받는다. 부산·경남의 마니아와 일부 동호회에서 소문을 듣고 근래에 월경해 이 코스를 답사한다는 소문이다.

라이딩은 울산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 간월마을에서 간월재로 오르는 임도 입구에서 시작한다. 주변에 간월굿당이 있는데, 이른 아침부터 장구와 징소리가 요란하다.

갈림길에서 간월재(임도)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임도 차단기가 있다. 임도 이름은 '등억 임도'로 길이 6.16㎞다. 울주군이 관리한다. 산림 보호 목적용 공무차량 외에 차는 거의 다니지 않는다.

인공조림지대라 임도 주변에 수목 60여 종이 질서정연하게 자리 잡았다. 소나무는 키가 크고, 참나무는 잎이 넓고 힘이 있다. 해발 200~300m의 간월산 저지대는 여전히 신록이 푸르지만, 고도가 높아지면서 산색이 점점 화려해진다. 임도 바닥은 시멘트 포장길이다.

임도 차단기부터 첫 번째 이정표까지는 40분 정도 걸리는데, 오르막이 수월하다. 나무 그늘이 길 아래를 덮어서 아늑한 분위기다. 첫 번째 이정표를 지나면 왼쪽으로 사위가 훤히 트이면서 시원한 기분이다. 산꾼들이 '신불공룡'으로 부르는 톱날 능선이 뚜렷하다. 10여 분간 느긋하게 페달을 저어 두 번째 이정표까지 간다. 등산로와 임도가 만나는 곳이라 등산객들이 많이 쉬고 있다.

두 번째 이정표부터 길은 지그재그로 파행하면서 키를 높인다. 하나 걱정하지 말자. 조금 오른다 싶으면 꺾어지고, 숨이 찰까 싶으면 경사가 낮아지니 말이다. 저 멀리 보이는 간월산 기암거석에 자꾸 눈길이 간다. 두 번째 이정표에서 30분 정도면 감시초소에 다다른다. 올라온 길을 바라다 보니 까마득하다. '어휴 저걸 언제 다 올라왔지!' 마음 한구석이 뿌듯하다. 생각보다 체감 경사도는 순한 편이다.

초소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약수터에서 물을 보충한다. 꼭지가 하나뿐인데 그마저도 물줄기가 약하다. 약수터에서 자전거 길은 오른쪽으로 나 있다. 간월재 산마루터기에 휴게소(매점)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장에서 좌우로 억새평원이 펼쳐져 있다. 약 20㏊에 달하는 억새군락지다. 억새밭 가운데로 나무 데크가 설치돼 있다. 바람이 비질하듯 억새들을 이리저리 쓸어낸다. 마치 파도가 철썩대는 것 같다. 탐방객들이 사진을 찍거나 삼삼오오 모여 밥을 먹고 있다. '꺄르르'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다시 간월재 삼거리로 나왔다. 여기서부터 69번 지방도로와 만나는 임도 차단기 부근까지 6㎞가량의 다운힐이 이어진다. 바닥은 자갈이다. 내리막 경사에 따라 속도계가 시속 20~30㎞를 오르내린다. 핸들을 잡은 양손이 얼얼하다. 이런 내리막에선 앞 라이더에게 바짝 붙지 말고 20m 이상 거리를 두고 따라가야 한다. 자갈이 튀어오를 수도 있고, 앞사람이 급정거하면 뜻하지 않은 충돌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5분 정도면 임도 입구까지 내려온다. 임도는 69번 지방도로와 만나는데, 합류지점부터 배내고개까지는 조금 오르막이다. 고개만 넘어서면 석남사까지 앞까지 약 6㎞가 줄곧 내리막이다. 울산과 밀양을 오가는 울밀로가 생기면서 이 도로에는 차량 흐름이 뜸하다.

석남터널로 가는 갈림길에서 500m쯤 내려오면 쉼터가 있다. 쉼터 한쪽에 칡즙을 무료로 시음할 수 있는 칡즙 판매장이 있다. 전직 가수 김지연 씨 부부가 운영한다. 부부는 칡즙을 팔면서 인터넷 성인가요 방송도 한다. 흥겨운 음악을 들으며 마시는 칡즙은 달콤했다.

쉼터에서 내려와 석남사 입구에서 버스터미널을 끼고 우회전한다. 이 길은 지난 1월 본보가 답사한 '영남알프스 둘레길' 1차 구간과 만나는 곳이다. 당시 답사팀이 달았던 둘레길 안내 리본을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행정마을 덕현교를 지나 소야정교를 건넌다. 오두산~간월산~신불산 능선이 이제는 오른쪽에 걸려 있다. 저녁 노을이 수확을 기다리는 벼들을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양등마을, 거리마을 , 명촌마을(소야정교에서 약 20분 소요)까지 황금들이 옆에서 내내 따라붙는다. 아하브병원 고개를 넘어 등억리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돈다. 10분 정도 평지 길을 주행하면 출발지점인 간월재 임도 입구가 나온다.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서 온 자전거 동호회가 답사팀을 반겼다. 문의 : 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최찬락 답사대장 010-3740-9323.

글·사진=전대식 기자 pro@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도움말=김진홍 자문위원(MTB랜드 대표)

이창형 교수(양산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

 

[라이딩 길잡이]

코스

간월마을~간월재 임도 입구(임도 차단기)~감시초소~간월재 약수터~간월재~억새평원~임도 차단기~69번 지방도로~배내고개~배내터널~24번 국도~쉼터~석남사 입구~소야정교~양등마을~거리마을~명촌마을~아하브병원~등억리~등억신리~간월마을


주행

이동거리 31.7㎞

라이딩 시간 4시간 15분

평균 이동속도 12㎞/h


난이도

기술★★★★

체력★★★★(5개 만점)


가이드

간월재 임도 입구는 간월마을에 있는 '알프스 산장' 길 건너편에 있다. '간월산·간월굿당' 방향 이정표가 있다. 임도 입구부터 간월재까지는 외길이다. 간월재 삼거리에서 조금 내려오면 대피소가 있다. 안에 화장실이 있다. 간월재에서 내려와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69번 지방도로를 만난다. 주말엔 평일보다 이동 차량이 많으니 참고하자. 석남사 입구에 버스터미널과 공영주차장이 있다. 버스와 승용차의 진출입이 빈번하니 주의해야 한다. 행정마을 덕현교를 지나 24번 국도에서 소야정마을로 가는 다리는 세 곳이다. 아무 곳을 택해도 상관없다. 소야정마을부터는 편도 1차로 포장도로다. 아하브병원 앞 고개를 넘으면 등억리 삼거리까지 도로 공사 중이다.


▲ 울주군 간월재~배내고개~상북면 지도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울주군 간월재~배내고개~상북면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울주군 간월재~배내고개~상북면 구글 어스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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