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와 학교폭력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공감능력을 키울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이 요구된다. 사진은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대구 중학생의 같은 반 학생들이 추모식을 올리는 장면. 부산일보DB인간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다. 원만한 사회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감능력이다. 공감능력은 인간만이 갖는 특성은 아니다. 원숭이에게도 곤경에 빠진 동료를 돕는 습성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에 보고된 시카고대학의 페기 메이슨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쥐도 동료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원숭이와 쥐와 달리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 같은 기분을 경험하거나, 상대방에게 자신의 입장을 적절히 전달해 상대방이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감능력은 대인 관계를 원활히 하는 데 필요한 정서 능력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관심서 시작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교육·훈련 필요
심리학적으로 공감능력의 부재는 공격성을 야기하여 왕따나 폭력문제를 낳는 원인이 된다. 최근에 대구 중학생과 대전 여고생의 자살은 왕따와 폭력문제가 단순히 학교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이슈화되고 있다. 그 원인과 대처 방안에 대해서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진단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근원적인 원인은 가해자의 피해자에 대한 공감능력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가해자는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피해자의 아픔이나 고통에 대해서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폭력을 행사한다. 공감능력이 부재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왕따와 폭력의 악순환은 결국 피해자를 자살이라는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공감하는 능력은 단순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서 시작된다. 다른 사람들의 희로애락에 대해 같이 웃고 울어 줄 수 있는 공감능력을 키우는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 현실은 입시위주의 경쟁적인 구조 때문에 암담하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누가 성적이 좋은지,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외국에 얼마나 많이 다녀왔는지가 중요한 관심사이다. 그러한 구조에서 친구들과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나 활동을 할 기회가 거의 없다.
공감능력은 상대방에 대한 심오한 이해를 바탕으로 행동의 동기, 예상되는 반응을 추적하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유도한다. 이 능력은 사람들의 행동뿐만 아니라 한 사회의 변화까지도 예측하게 해 준다. 한국인 최초로 아이비리그 대학의 총장이 된 김용 총장은 사람의 마음을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과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야말로 글로벌 리더의 핵심가치라고 했다.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안철수 교수는 대중과 눈을 맞대고 아픔을 이해해 줄 수 있는 공감능력이 리더의 자질로 중요하다고 했다. 시민들은 자신들과 아픔을 같이하고 아픔을 이해해 주는 공감능력을 가진 대표를 뽑기를 그 어느 때보다 열망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선거를 통해서 투표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마케팅에서 공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마케팅에서 공감능력은 판매자가 소비자의 시선으로 상품을 바라보고, 소비자의 심장으로 느낄 줄 아는 능력으로, 이러한 공감능력은 아웃 소싱하거나 자동화할 수 없는 것이다.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공감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사회적 차원에서도 국민과 공감할 수 있는 정치가와 소비자와 공감할 줄 아는 경제인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박길자·개성고등학교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