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 <436> 경남 양산 대운산
입력 : 2014-01-09 07:49:59 수정 : 2014-01-16 14:43:56
겨울 산행의 호젓함을 맛보다
대추봉 정상에서 조금 못 미친 지점의 첫 조망 바위 위에서 전준배 산행대장이 서창 시내와 천성산, 정족산 등 주변 산군을 바라보고 있다.겨울 산행의 묘미는 호젓함에서 찾을 수 있다. 새해 첫 산행이라면 더욱 그렇다. 느긋한 걸음으로 한 발 한 발 산을 오르면서 새해 각오를 다지고, 사방이 확 트인 조망 바위에서 움츠린 가슴을 활짝 열어 세상과 조응하는 흥취가 요구된다.
산&산이 새해 첫 산행지로 경남 양산 대운산(大雲山·742.6m)을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높지 않지만 조망권이 탁월하고 잘 조성된 이정표 덕분에 길을 찾느라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가 없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당해 산행의 재미도 크다. 서쪽에서 동쪽을 향해 걷다 보면 막 떠오른 태양을 산행 내내 가슴에 품는 뜻밖의 호사도 누릴 수 있다.
오르막 내리막 적절한 산행길
곳곳 탁 트인 조망에 가슴이 시원
다소 비좁은 대추봉 정상에 서면
울산·언양·서창 시가지 한눈에 '쏙'
하산길에 들러보는 시명산 전위봉
국내 세 곳뿐인 '삼도 경계봉'
코스는 대추봉∼대운산∼시명산∼명곡소류지로 잡았다. 총 거리는 12.1㎞로 건각이 아니더라도 4시간 30분이면 족하다. 들머리는 경남 양산시 삼호동 해인그린빌아파트 104동 뒷길로 잡았다. 뒷길의 텃밭 옆에 '대운산 정상 4.3㎞, 약수터 200m' 이정표가 서 있다. 이정표가 있는 시멘트길을 10여m 지나면 곧바로 산길이 이어진다. 여기서 약수터 오른쪽으로 길을 열어 간이 체육시설로 된 쌈지공원을 20여m 더 지나면 첫 번째 갈림길에 이른다. '대추봉 2.1㎞' 이정표를 확인한 뒤 왼쪽 길로 접어들면 제대로 가는 것이다. 최종 목적지는 대운산이지만 대추봉에 먼저 올라야 한다.
이쯤에서 오르막이 시작되지만 경사는 심하지 않다. 15분 뒤 산불감시초소에 이르고 조망권도 조금씩 확보된다. 주능선은 이 지점부터다. 10여 분을 더 오르면 첫 조망 바위에 이른다. 사방이 확 트여 가슴이 시원하다. 동쪽으로 대추봉이 우뚝 솟았고, 그 뒤로 대운산의 북쪽 사면이 하얀 얼굴을 내밀고 있다. 아마 어젯밤 내린 눈이 그대로 남은 모양이다. 뒤로 돌아서면 서창벌이 길게 뻗었다. 벌 뒤로 천성산, 정족산, 그리고 영남알프스 산군이 수말의 우람한 근육처럼 꿈틀거린다. 발아래로 명곡소류지가 차디찬 겨울 하늘을 담고 있다. 남서쪽에는 금정산 고당봉이 손짓한다.
주능선을 타고 가다 약간 내려서는 지점에서 임도와 마주친다. 임도는 앞으로 몇 차례 더 만난다. 임도 왼쪽이 대추봉 가는 길로 무덤 두 기가 있으니 이정표로 삼으면 될 듯하다. 늦은 아침이라 태양빛이 가슴 깊숙이 들어온다. 길을 재촉해 능선을 따르다 막판에 가풀막지게 오르면 곧바로 대추봉(633m) 정상에 설 수 있다. 정상은 넓지 않다. 10여 명이 동시에 서면 약간 비좁다. 이 때문에 어른 키 높이의 이정표가 더 우뚝 선 듯 보인다. 사방은 가리는 것 없이 트였다. 울산, 언양, 서창 시가지가 모두 조망된다. 부산 해운대의 장산도 손에 잡힐 듯 다가섰다.
정상에서 잠시 머물다 곧바로 대운산으로 향했다. 이때 오던 길을 20여m 되돌아 내려오면 왼쪽에서 희미한 길을 찾을 수 있다. 산&산의 노란 리본을 달아 두었으나 자칫 지나치기 쉽다. 능선은 이제부터 내리막과 오르막을 번갈아 달린다. 다행히 기복이 심한 편은 아니다.
길은 다시 임도와 만난다. 임도 한쪽에 '대운산 정상 0.9㎞'라고 표기된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 근처에 오솔길 하나가 나타나는데, 이를 선택하지 말고 임도를 따라 100여m 더 걸어간 뒤 두 번째 오솔길로 들어선다. 입구에 산악회 리본이 많이 달려 있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길을 잃지 않는다. 오솔길로 들어서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임도와 만나고, 이를 가로질러 나무계단을 오른다. 나무계단 끝에서 정상까지는 400m가량 된비알이 이어진다. 간밤에 내린 눈으로 주변이 온통 하얗다.헬기장을 가로질러 나무 계단을 오르면 곧 정상에 닿는다. 정상은 네 갈래 길이 합쳐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대운산을 한자로 새겨 놓은 정상석 주변에는 쉴 자리가 많다.
하산은 '장안사·명동' 방향으로 하면 된다. 이 길은 시명산 정상을 지나 명곡소류지로 이어진다. 도중에 시명산의 전위봉을 거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서 세 곳밖에 없다는 '삼도 경계봉' 중 하나다. 부산과 울산, 경남 양산이 서로 접한다. 하얀 낙서판과 함께 '불광산 8분, 시명산 4분'이라는 이정표를 보았다면 제대로 찾은 셈이다. 참고로 나머지 두 곳의 삼도 경계봉은 지리산 천왕봉(경남, 전남, 전북)과 민주지산(경북, 전북, 충북)이다. 시명산 정상은 명동 방향으로 조금만 더 가면 된다.
시명산(675.6m) 정상은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와, 어른 무릎보다 조금 더 높은 정상석, 삼각점 안내판이 지키고 있다. 시명산 정상에서 5분가량 내려오면 부산시가 지난해 10월 설치한 산불감시카메라도 만난다. 경남도에서 울산시 땅을 스쳐 시나브로 부산시계로 넘어온 것이다. 여기서 시명골로 가려면 해운대CC 방향을 확인한 뒤 10여m 앞 두 갈래 길에서 서쪽 능선을 타야 한다. 도중에 때죽나무 군락지를 만난다. 더 내려가면 두 갈래 길이 하나 더 나오고 여기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계속 하산하면 마지막 조망 바위에 이른다. 대추봉, 대운산, 시명산 등 지금까지 걸어온 궤적이 한눈에 그려진다. 천성산, 정족산, 영축산, 신불산은 물론이고, 고운산, 문수산, 남암산의 마루금도 선명하다.
하산길은 이제 급해진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말의 뜀박질처럼 자주 나타나고 낙엽이 잔뜩 깔린 구간에서는 사정없이 미끄러질 수도 있다. 방향이 나뉘는 갈림길이 두어 차례 더 나타나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다만, 287봉 다음의 갈림길에서 100여m 더 내려온 지점에서는 오른쪽으로 난 희미한 길을 잘 찾아야 한다. 여기서 경사로를 타면 묘 3기와 리기다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임도에 이른다. 명곡소류지의 다리를 건너 산책로를 빠져나오면 산행은 종결된다.
참고로 산&산은 415회(금강폭포∼내원암골∼대운산∼박치골∼애기소), 310회(척판암∼불광산∼대운산∼도통골), 97회(대추봉∼대운산∼시명산∼관음사), 28회(장안사∼삼도분기점∼대운산)를 통해 대운산의 각기 다른 코스를 소개한 바 있다. 산행 문의: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글·사진=백현충 기자 wideneye@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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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운산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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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운산 구글 어스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산&산 ] <436> 대운산 가는길[산&산 ] <436> 대운산 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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