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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다른 면발~ "독특한 네게 반했어!"

    입력 : 2014-11-20 07:54:49 수정 : 2014-11-21 09: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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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전시장 내 '고래사'에 가면 '어묵으로 뽑은 면'으로 개발한 다양한 동서양 면요리를 즐길 수 있다. 카페처럼 꾸며진 '고래사' 2층에서 '어(魚)우동' 등을 먹고 있는 모습.

    여기 새로운 면이 있다. 색다른 면이다. 어묵(오뎅)으로 뽑아낸 국수가락. 어묵우동으로 시작해서 스파게티나 카레우동으로 무한 확장 중이다. 부전시장 '고래사'에 가면 어묵의 변신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내친 김에 면의 새로운 식감으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사누키 우동도 맛봤다. 금샘로에 새로 문을 연 사누키우동 전문점 '명성제면'에서 볼강거리면서 매끈한 면발의 목넘김을 즐겼다.


    ■ 부전시장 '고래사'

    생선살 '어묵'으로 뽑은 국수가락
    동·서양 면요리로 무한 변신
    "10년 노력 끝에 굳지 않는 면 개발"


    찬바람이 불면 따끈한 음식이 간절해진다. 오뎅(어묵)과 우동은 그 대표주자다. 이 둘은 궁합이 잘 맞는다. 삶거나 튀긴 어묵을 꾸미로 올린 어묵우동은 계절의 미각으로 독보적이다.

    그런데, 상상을 깬 조합이 올해 부산에 등장했다. 어묵 스스로가 면이 된 것이다. '미스터 어묵'으로 유명한 ㈜늘푸른바다 김형광(52) 대표가 개발해 부전시장 내 '고래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어(魚)우동'이 그 주인공. 생선살로 가락국수를 뽑고 어묵을 우려 육수를 냈다. 게다가 유부와 함께 어묵까지 듬뿍 얹어내니 우동을 구성하는 3대 요소인 면, 육수, 고명이 모두 어묵이다. 명실상부한 어묵우동이 된 것이다.

    생선살이 통째로 면요리로 탈바꿈했다면 대체 어떤 맛일지 궁금했다. 부전시장 내 죽골목에 있는 '고래사' 매대에서 우동을 사서 2층 카페로 올라가서 시식했다. 젓가락으로 집었더니 납작하고 흰 면이 길게 딸려나왔다. 미리 알려주지 않고 쌀국수라고 했다면 믿었을 지도 모르겠다. 쉽게 부서지지 않을 만큼 점성이 있지만 혀로 끊을 수 있을 만큼 적당히 부드럽다. 어묵으로 뽑아낸 면은 명태살이 75%다. 나머지는 계란 흰자와 전분. 밀가루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으니 글루텐프리다. 즉, 탄수화물이 없는 국수의 탄생, 달리 표현하자면 단백질 100%로 만들어지는 면요리인 것이다. 

    왼쪽 위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어꼬면, 어볶이, 어카레, 어파게티.

    "시간이 지나도 퍼지지 않는데다 익혀도 딱딱하게 굳지 않게끔 개발하는데 10년이 걸렸습니다." 이 기술로 특허까지 받은 김 대표는 밀가루 때문에 속이 더부룩해지는게 싫었던 이들도 부담없이 면요리를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물을 후루룩 들이켰다. 아, 이 맛은 굉장히 익숙한데…! 오뎅탕 느낌이 났다. 가다랑어포(가츠오부시) 외에도 고소한 어묵맛의 주인공 갈치와 조기를 우려서 그렇다.

    "3년된 연인의 입맞춤이랄까요."

    김 대표가 빙그레 웃으며 설명했다. 입에 착 달라붙는다는 뜻으로 보면 되겠다.

    어묵 면의 영토 확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동서양 면요리로 무한 변신하기 때문이다.

    '어파게피'. 비주얼은 크림 스파게티와 싱크로율 100%다. 조금 전 어우동에 들어 있던 그 우동 면발이 스파게티면으로 변신해서 크림과 어울렸다. 다음으로는 '어카레'. 카레를 버무린 카레우동에도 역시 어묵 면은 나름의 존재감을 발휘한다. 매콤한 떡볶이와 뒤엉킨 '어볶이'와 계란을 함께 볶아낸 '어꼬면'…. 모두 다 주전부리 이상으로 한 끼가 거뜬한 완성식품들이다. 해운대해수욕장 앞 직영점 개장에 맞춰 내달 초부터 판매할 신제품이다.

    올 초 '고래사'를 열어 우동 외에 햄버거, 고로케, 초밥 등 색다른 어묵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김 대표는 "앞으로 어묵을 재료로 가장 '부산(釜山)'다운 식문화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관광명소로까지 가꿔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 부산진구 중앙대로 769번길(부전시장 내 죽골목). 1577-0676. 오전 7시~오후 7시. 무휴. 어우동, 어파게피, 어꼬면, 어카레, 어볶기 각각 5천 원. www.goraesa.com



    금샘로의 사누키우동 전문점 '명성제면'에 가면 목에 통증을 남길 정도의 탱글탱글한 우동 면발을 즐길 수 있다.
    ■ 금샘로 '명성제면'

    통렬한 면 다발 '묘한 중독성'
    후루룩 삼키면 식도 꽉 채운 느낌
    "그날 쓸 생면 그날 직접 뽑아"


    금정산 하산길에 금샘로를 걷다가 '사누키'를 내건 우동집이 새로 생긴 걸 보고 들어갔다. 부산외대 이전 이후에 금샘로 외식가는 자꾸 젊어지고 새로워진다.

    먼저 사누키 우동이란 뭔가. 사누키는 일본 가가와(香川) 현의 옛 이름으로 '면에 목숨을 거는' 우동의 장르가 탄생한 곳이다. 한국사람들은 우동 '국물'을 좋아하지만 사누키 우동은 먹고 나면 오로지 강렬한 '면발'의 느낌만 남는 독특한 미각이다.

    대체 어떤 면발이기에? 설명하자면 이렇다. 하도 볼강거려 젓가락으로도 끊을 수 없는 면발. 뱀장어처럼 표면은 매끄럽다. 그냥 후루룩 삼키면 식도를 꽉 채운 느낌…. 국물보다는 통렬한 면 다발이 묘한 매력을 풍긴다. 먹고 나면 자꾸 그 자극이 떠오르는 중독성이 있는 것이다. '국수'주의자를 자처하는 박찬일 셰프가 '목구멍의 감촉, 노도고시(喉越し), 즉 인후통'이라고 표현한 바 있는 바로 그 느낌. 사누키 우동의 면발을 씹지 않고 삼켰을 때 그런 식도의 통증을 제대로 경험하게 된다.

    일본 3대 우동으로 일컬어지는 사누키 우동 전문점이 근년 부산에 여럿 생겼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입맛을 들인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다는 증거다. 사누키우동 전문점 '명성제면'은 지난 9월 구서선경3차아파트 도로 건너편에 문을 열었다. 김해 장유에 본점이 있다.

    "생면이라 익히는데 15분 걸립니다."

    산행의 마침표로 찾은 곳이니 배가 출출했지만 탱글탱글한 맛을 제대로 보려면 도리 없다. 냉동도 아닌 생면이니 그 정도 기다림쯤이야…. 골프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선수의 길을 접고 우동집으로 인생을 전환한 김남훈(37) 사장이 펄펄 끓어 넘치는 솥에 면 다발을 풍덩 던져 넣고는 타이머를 꾹 눌렀다.

    "손님들이 재촉해서 빨리 면을 건져보기도 했지만 그 맛이 안 나요." 15분은 면의 탄성을 최대치로 살려주는 생명선이란다. 또다른 비결은 반죽을 제대로 숙성하는 데 있다. 수타와 족타를 병행해서 반죽을 만들고, 하루 이틀 저온숙성을 거쳐야 사누키의 볼강거리는 식감이 제대로 살아난다는 것이다.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차게 먹기에 좋은 붓카케 우동, 미역우동, 가케우동, 볶음우동, 그리고 자루우동(가운데).

    차림표가 풍성해서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크게 시원한 우동(자루, 냉, 붓카케, 덴붓카케)과 따뜻한 우동(미역, 기쓰네, 어묵, 가케), 야키(볶음)우동으로 나뉜다. 붓카케는 간장 베이스 육수를 자작하게 뿌려내는 것이고, 덴붓카케는 튀김을 고명으로 올리는 것이다. 자루는 소바(메밀)처럼 쓰유 장에 찍어먹는다. 가케우동은 뜨끈한 육수에 면을 넣은 가장 익숙한 비주얼이다. 육수는 가다랑어포(가쓰오부시)와 멸치를 다 쓴다. 쌀쌀해지면서 가케우동에 미역을 올린 미역우동이 많이 나간다고.

    모든 메뉴에 면은 동일하고 꾸밈과 곁들임만 달라진다. 김 사장은 "그날 쓸 생면을 그날 직접 뽑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 금정구 금샘로 431(구서선경아파트 3차 311동 도로 건너편).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30분. 무휴. 051-518-3811. 가케우동 5천 원, 붓카케·자루·미역우동 5천500원, 기쓰네·냉·야키우동 6천 원, 어묵우동 6천500원, 덴붓카케우동 8천 원. 김승일 기자 dojune@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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