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업 포경이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마리당 8천만 원을 호가해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밍크고래를 전문적으로 포획하고, 유명 일식집 등에 유통시킨 조직들이 잇달아 경찰에 붙잡혔다.
불법 포경·유통 잇단 적발
마리당 8천만 원 호가
부산 경남서 78억어치 판매
울산해양경비안전서는 동해에서 밍크고래를 불법으로 포획해 판매한 혐의(수산자원관리법 위반 등)로 어선 A호 선장 이 모(42)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선원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이씨 등은 올해 2월 초부터 4월 말까지 동해와 서해를 오가며 밍크고래 4마리(시가 1억 6천만 원 상당)를 잡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지난 4월 27일 울산 북구 주전항 동쪽 23㎞ 해상에서 죽은 채 발견된 '작살 박힌 고래'에 대한 수사에 착수, A호를 유력 용의선박으로 지목하고 조사를 벌여 왔다. 당시 6.3m, 둘레 3.6m 크기의 밍크고래 등에는 굵은 철사가 달린 15∼20㎝ 길이의 철제 작살 2개가 박혀 있었고, 피부를 관통해 몸통으로 들어가 박힌 작살 2개도 금속탐지기 검사로 확인됐다.
이 고래는 A호가 같은 달 25일 잡은 것으로, 당시 해가 저물어 바다 위에서 해체하지 못하고 닻과 부표를 달아 바닷속에 숨겨 뒀던 것이 파도에 밀려 인근 어민에게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선장 이 씨는 울산지역에서 오랜 기간 '포수(고래를 잡는 창잡이)'와 '칼잡이(고래 해체 기술자)'로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불법 포획된 밍크고래 고기 수십억 원어치를 시중에 유통한 혐의로 이 모(46) 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로부터 고래고기를 싼값에 사들여 판매한 혐의로 김 모(52·여) 씨 등 식당 업주 8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불법 포경업자들로부터 매입한 밍크고래 26t을 통상가보다 20~25% 저렴한 ㎏당 7만 원 선에 부산 경남지역 유명 일식점과 고래고기 전문 식당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유명 고래고기 전문식당은 이들로부터 사들인 고래고기를 1접시(330g)에 10만 원을 받고 손님에게 판매했다. 이 씨 등이 불법 유통한 고래고기는 대형 밍크고래 30마리 분량으로, 소매가로 환산하면 78억 원에 달한다.
경찰은 이들이 유통한 고래고기의 시료를 채취해 고래연구소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결과, 합법적으로 유통된 고래의 유전자와 일치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제 보호종인 고래류는 어망에 걸려 혼획된 경우에 한해 수협을 통해 위판·매각되고 있으며, 해경 등이 발급한 '고래류 유통증명서' 없이는 매매나 유통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와 이에 따른 해경 해체 여파로 해상 치안이 느슨해진 틈을 타 이 같은 불법 포경과 유통이 활개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태우·권승혁 기자 wideneye@busan.com
영상제작=김성근 한상원 대학생인턴
http://youtu.be/LLzprBi7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