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가도 '극비수사' 효주 양 유괴사건 '실화의 힘'… 부산표 영화, 전국을 흔들다

입력 : 2015-07-05 23:03:27 수정 : 2015-07-07 16: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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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비수사'에서 유괴된 아동을 찾기 위해 김중산(유해진)과 함께 서울에 간 공길용(김윤석)이 차에서 내려 아파트를 쳐다보고 있다. 쇼박스 제공

지난달 18일 개봉한 영화 '극비수사'가 집념 어린 형사와 소신 깊은 도사의 끈끈한 호흡을 전하며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38년 전 부산과 전국을 뒤흔들었던 효주 양 유괴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소신있게 책임 다하는 사람들

영화 속에서 공길용과 김중산은 비록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더라도 서로 신의를 지키며 옳은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때로 다투기도 하지만 사람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지 않고 정성을 다해 기도하고 수사한다.

'부산영화 자존심' 곽경택 감독 연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건 재조명
집념 어린 형사 - 도사 끈끈한 호흡
시류 편승 않고 소신껏 일하는 모습
최근 사건·사고 부실 대처에 경종

피해자 가족에 자신을 빗대어 역지사지할 줄도 안다. 곽 감독은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각자의 영역에서 소신을 펼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영화를 요약했다.

고위 공직자, 정치인, 재벌 기업 등 권한만큼 책임도 큰 사람들이 제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아 애꿎은 시민이 피해를 본 사건이 비일비재한 21세기 한국의 현실에 '극비수사'가 던지는 메시지는 적지 않다.

■뭐니뭐니해도 '부산표'

부산 출신인 곽경택 감독은 부산을 무대로 한 영화를 즐겨 만든다. 오늘날의 곽 감독을 있게 한 '친구'를 비롯한 대표작들이 대부분 부산에서 만들어졌다. 지난 1일 서병수 부산시장이 부산지역 영화계 관계자들과 함께 '극비수사'를 관람한 것도 곽 감독의 부산 사랑에 대한 배려였다.

이날 오석근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은 "곽 감독은 부산의 풍경은 물론 부산 말을 그대로 사용해 영화를 만드는 몇 안되는 감독"이라고 서 시장에게 소개했다. 서 시장은 "부산 말이 좀 투박하지 않느냐"고 했지만 곽 감독은 "함축적인 부산 말이 멋있다"고 답했다.

영화 속에서 공길용 형사 역을 맡은 배우 김윤석도 "저 역시 부산 사람이어서 다른 영화와 달리 대사를 매우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우연히 밝혀졌지만 서 시장(51회)과 곽 감독(65회)이 모두 영도초등학교 출신 선후배였다. 주인공 공길용 씨와의 인터뷰에서 그 역시 영도초등학교 40회 졸업생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공 씨는 부산일보와의 인연도 깊다. "1975년인가 부산일보가 '시민이 주는 공복상'이라는 것을 만들었어요. 거기에 포도(捕盜)왕, 안보왕, 봉사왕, 3개 부문이 있었는데 그 첫해에 제가 포도왕을 수상했죠." 이 상은 현재 '무궁화 봉사상'으로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곽 감독 어머니와 공 씨 부인이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었다. 곽 감독 아버지가 공 씨로부터 효주 양 사건 해결 이야기를 듣고 아들인 곽 감독에게 모티브를 제공한 것이다.

■효주양 사건은?

부산의 유명 기업체 사장 딸인 효주 양은 1978년 9월 중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귀갓길에 납치된다. '극비수사'는 당시의 상황을 거의 똑같이 재연했다. 김중산의 예언처럼 유괴 15일만에 범인으로부터 돈을 요구하는 전화가 오고, 33일째 되던 날 공 형사가 한강 둔치에서 범인을 붙잡는다.
공 형사가 잡은 범인은 1960년 12월 경무대 경호책임자 곽영주의 아들을 유괴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전과 9범 매 모(당시 42세) 씨였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효주 양은 사건 7개월 뒤인 1979년 4월 등굣길에 또 납치된다. 이번에는 가족과 경찰이 납치 사실을 곧바로 공개하고 TV를 통해 납치범에게 효주 양을 무사히 보내달라고 호소한다. 납치 5일째, 박정희 대통령이 "아이를 무사히 돌려보내면 범인의 죄를 가능한 한 관대하게 다루겠다"는 담화를 발표한 그날 밤, 효주 양은 울산에서 경주로 향하는 국도변에서 무사히 발견된다. 1년 8개월 뒤 붙잡힌 범인은 효주 양 아버지의 운전기사인 이원석이었다.

지역이슈팀=손영신·이호진·이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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