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황성운 기자] “생선인간을 어떻게 만들고 연기할지 신기한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영화 ‘돌연변이’는 신약 개발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된 보통 청년 박구(이광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생선인간을 내세워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점에서 궁금증과 호기심을 부른다. 극 중 인턴기자 상원 역을 맡아 생선인간을 바라보는 이천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비에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작품 색깔이 너무 특이했다”며 “신기한 경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박구는 첫 등장부터 생선인간이다. 이 때문에 이천희는 생선인간 탈을 쓴 이광수와 호흡을 맞춰야 했다. 서로 눈을 마주하고, 표정을 읽고, 감정에 반응할 수 없는 상황.
이천희는 “과연 생선인간의 감정을 느끼는 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몇 번 찍다 보니 몸으로 표현하더라”라며 “구를 표현하는 광수의 움직임이 확실했다. 소통 걱정은 괜한 거였다”고 생선인간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말했다.
그래도 처음에는 불편했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생선인간이 옆에 있는데 친구처럼 해야 할지, 거리를 둬야 할지 모르겠더라”며 “사람 친구보다 더 가까운, 동생으로 보는 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자연스럽게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사실 생선인간이라는 소재의 특이함 때문에 그렇지, ‘돌연변이’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인물은 상원이다. 어찌 됐던 이 때문에 영화의 스포트라이트는 생선인간으로 기운다.
이천희는 “광수가 생선 탈을 쓸 때부터 정해져 있던 게 아닐까”라고 웃은 뒤 “사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뿐이지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구가 있다”며 “이 영화 안에서 주인공은 당연히 구고, 광수가 그만큼 고생했다. 나는 베이스 같은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구가 표현 못 하는 건 상원이 해야 한다. 결국 둘이 한 인물”이라며 “구가 신체적 돌연변이라면, 상원은 사회적인 돌연변이”라고 덧붙였다.
‘돌연변이’가 생선인간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초심’과 맞닿아있다. 이천희 역시 영화를 찍으면서 초심을 떠올렸다. ‘나는 연기를 왜 하려고 했을까’를 고민했고, ‘내가 가진 초심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그는 “내 초심은 무엇이었을까, 원했던 건 뭐지 등에 대해 생각했다”며 “인기를 얻으려고, 최고 시청률을 찍고 천만 영화를 하고자 연기를 한 게 아니었는데 이미 다음 스텝을 생각한 건 아닌지 돌아보는 게 있다”고 말했다.
영화의 의미도 여기에서 찾았다.
“극 중 구를 둘러싼 사람들이 언제부터 변한 건지 생각했을 때 구가 그 정답을 알려주는 것 같아요. 다 같이 보통으로 살면 되는데, 욕심을 내는 순간 변해가는 거죠. 또 진짜 자기가 바라는 게 뭔지 찾는다면, 아니 한 번만이라도 고민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사진=비에스투데이 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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