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황성운 기자] 이대호의 결정적 한방이 경기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꿨다. 대한민국 4번타자의 존재감이 제대로 드러났다.
사실 프리미어12 대회에 나선 한국 타선은 무기력했다.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무득점으로 완벽한 패배를 당한 한국은 11일 대만 타오위안구장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조별예선 2차전을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마저 패한다면, 토너먼트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이날 경기도 한국 타선은 무기력했다. 상대 선발 루이스 페레즈에 막혀 5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다. 더욱이 5회 손아섭이 첫 안타를 쳤을 정도. 한국 타선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1회 2번 타자로 나선 민병헌이 투구에 왼발을 맞고 교체되는 악재까지 겹쳤다. 콘디션 문제로 선발에서 제외됐던 이용규가 급히 투입되는 등 초반부터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그나마 선발 투수로 나선 장원준이 뛰어난 완급조절과 제구력으로 도니미카 타선을 틀어 막았다. 5회 다소 아쉬운 수비가 겹치면서 1점을 내주긴 했지만, 흠 잡을 데 없는 투구를 보였다.
침묵하던 한국 타선은 4번 타자 이대호의 한방 이후 살아났다. 6이닝까지 1피안타, 단 69구만 던진 루이스 페레즈의 교체가 한국에겐 큰 행운. 7회 선두 타자 이용규가 바뀐 투수 프란시스코 론돈에게 볼넷을 얻어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1사 후 이대호가 다시 바뀐 투수 미겔 페르민에게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 홈런으로 단숨에 2대1로 역전했다. 이번 대회 16이닝만에 득점이었다.
7회 이대호의 홈런은 침묵하던 한국 타선을 깨웠다. 8회 1사 후 연속 6안타를 몰아치며 5점을 뽑아냈다. 강민호의 안타를 시작으로 김재호(단타), 정근우(2루타, 1타점), 이용규의 행운의 안타 그리고 1사 만루에서 김현수의 싹쓸이 3루타가 터졌다. 또 이대호의 안타로 1점을 더 보탰다. 국내에서 뛰기도 했던 데폴라는 8회 마운드에 올라오자마자 연속 안타를 내주며 무너졌다.
한국 타선은 식지 않았다. 9회에도 2점을 더 뽑았다. 황재균과 강민호가 연이어 볼넷으로 출루했고, 1사후 정근우가 좌익수 뒤 2루타로 루상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또 이용규가 1타점을 올리며 10점을 채웠다. 7회부터 9회까지, 단 3이닝 동안 홈런 포함 10안타가 쏟아졌다.
대량득점 이후부터는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82구를 던진 장원준을 내리고, 정대현을 투입해 8회말을 삼자범퇴로 간단히 틀어 막았다. 또 9회에는 이현승이 투입됐다. 3루 수비를 보던 황재균의 실책으로 1루를 허용했으나 곧바로 호수비가 이어지며 병살 아웃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한국은 타선 폭발과 함께 기분 좋은 1승을 올리게 됐다.
사진=한국 vs 도미니카공화국 경기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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