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아치아라의 비밀 종영 괴물
[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의 모든 비밀이 풀렸다. 김혜진(장희진)을 죽인 범인은 대광목재 남씨의 아내였다. 그리고 혜진의 엄마였던 윤지숙(신은경)은 공범이었다.
3일 종영한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마지막 회에서는 이번 이야기의 발단이 된 김혜진 살인사건의 직접적 관련자가 모두 밝혀지며 경찰에 잡히는 모습으로 끝을 맺었다.
하지만 이야기의 끝은 개운하지 않다. 범인은 잡혔지만 범인들이 생긴 원흉들은 전부 죗값을 치르지 않고 잘 살고 있기 때문이다.
비극의 시작은 수십년 전 대광목재 남씨의 성폭행. 그는 어린 지숙을 꾀어내 몹쓸 짓을 했고 그 결과 지숙은 혜진을 낳았다. 그리고 그녀는 딸 혜진을 괴물이 낳은 괴물이라고 생각했다.
남씨의 악행은 가영의 엄마 경순(우현주)에게도 이어졌다. 성폭행을 당한 경순은 남편과 헤어졌고, 홀로 가영(이열음)을 낳고 키웠다. 그리고 혜진과 가영은 남씨로부터 부계 유전병인 파브리 병을 얻어 죽거나 이번 사건의 한 원인이 되는 등 비참한 결말을 맞이했다.
문제는 남씨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악행을 저지른 후 아치아라 마을을 떠난 남씨는 십수년 후 다시 마을로 돌아와 잘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안 한소윤(문근영)에 의해 과거를 들키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여러 경로로 모든 일을 알게 된 서창권(정성모)과 노회장도 자신의 자리보전을 위해 돈이나 권력 등으로 이를 입막음 했다. 창권은 해원철강의 회장이자 도의원 자리, 그리고 도지사 도전을 위해 아내 지숙과 혜진의 진실을 묻어버리려 했다. 창권 뒤에서 그를 조종하던 노회장 역시 죽음을 위장하면서까지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런 결말은 지금 살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피해자는 많지만 진짜 가해자는 모른 척 하거나 처벌을 피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김혜진 살인사건의 진짜 원흉들이 아무런 죗값을 받지 않은 것과 유사하다.
이처럼 피해자만 억울하고 가해자는 발 뻗고 자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반영한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은 혜진이 괴물이 아니라 서창권이나 노회장, 남씨가 진짜 괴물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이야기를 마쳤다. 이에 시청자들은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것에 칭찬을 보내면서도 씁쓸한 뒷맛의 결말을 곰씹게 됐다.
사진=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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