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깨어난 포스', 새로운 팬을 만족시키기엔 부족한...(리뷰)

입력 : 2015-12-17 11: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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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비에스투데이 황성운 기자] “‘스타워즈’의 기존 팬과 새로운 팬, 모두를 만족시킬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의 J.J. 에이브럼스 감독이 강조한 부분이다. 하지만 ‘스타워즈’가 구축해놓은 장대한 세계관을 접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팬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는 만큼 재밌다. 에이브럼스 감독의 말은 새로운 팬을 향한 ‘립서비스’ 정도로 생각하면 적당하다. 
 
좀 더, 당시 내한 행사에서 영화 초반부의 9분 정도를 떼어내 풋티지 상영회를 진행했다. 핸드폰을 수거하면서까지 보안에 집중했지만, 기존 팬이 아닌 이상 이것만으로 '스타워즈'의 맥락을 이해하기엔 어려웠던 게 사실. 디즈니 측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여하튼 전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 접하는 이들이 온전히 재미를 느끼기엔 걸림돌이 꽤 많다. 
 
‘스타워즈:깨어난 포스’는 새로운 출발선에 선 ‘리부트’ 작품이 아닌 시리즈의 연속성을 지닌, 약 30년 전 소개된 ‘에피소드6’을 잇는 작품이다. 당연히 과거 ‘스타워즈’의 여러 조각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완벽하게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새로운 팬에겐 조금은 어려운 숙제다.
 
또 하나의 걸림돌은 ‘어설프게’ 알고 있다는 것. 한 번도 보지 않았더라도, 팬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수없이 ‘스타워즈’를 접해왔다. 다스베이더의 ‘I’m your father’는 전 세계적으로 패러디됐을 정도로 누구나 알만한 명대사지만, 전편을 보지 않았다면 그 대사의 구체적인 과정과 내용을 제대로 알기엔 힘들다. 이처럼 '스타워즈'에 대한 어설픈 지식은 걸림돌로 돌아온다.
 
한 솔로, 레아 공주, 루크 스카이워커 등 등장인물은 물론 제다이, 시스, 다크 사이드 등 명확한 선악 구도조차도 정확하게 이해하기 쉽지 않다. 어렴풋이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만큼 재미의 정도는 약할 수밖에.
 
이야기의 흐름은 꽤 단순 명확하다. 우연한 계기로, 어쩌면 필연적으로 만난 레이(레이지 리들리)와 핀(존 보예가)이 저항군과 힘을 합쳐 악에 맞서 싸운다는 게 큰 줄거리다. 여기에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를 찾는 여정이 더해졌다. 이 같은 여정에서 레이는 영화의 부제처럼, ‘포스’가 깨어나고, 핀은 악에 맞서는 인물로 점차 성장해간다. 
 
사실 그 과정이 그리 치밀해 보이진 않는데, 그 사이를 메우는 게 바로 ‘스타워즈’의 조각들이다. 한 솔로(해리슨 포드)와 추바카의 등장 과정이나 레아 공주(캐리 피셔)의 모습들은 스크린에 향수를 짙게 뿌려댄다. 또 새로운 악역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의 악한 기운도 강렬하나 그의 전사(前事)를 알고 있어야 더 매력적이다. 최소한 한 솔로와 카일로 렌의 관계 정도는 알고 가길 바란다. 
 
‘팬심’이 아닌 SF 블록버스터로 접근해도 흥미요소는 있다. 할리우드의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의 결합은 충분히 황홀하다. 광활한 우주와 행성, 거대한 우주선과 전투 등은 눈이 즐겁다. 하지만 전투의 과정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최정예 선(저항군)과 절대 다수 악(다크 사이드)의 대결은 의외로 싱겁다. 처음 접하는 이들은 지루할 수도 있다. 
 
기존 팬이라면 모르겠지만, 새롭게 '스타워즈'의 팬이 되고자 한다면, 4~6편의 복습은 필요해 보인다. 시간상 전편을 다 보지 못하더라도, '스타워즈' 주요 인물 관계도 정도는 파악하길 추천한다. 17일 개봉.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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