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윤, "3년 동안 5일 쉬었죠. 그래도 촬영장에 있고 싶어요"(인터뷰)

입력 : 2016-03-22 08: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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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1주일 이상 쉬어 본 적이 없어요. 5일 정도 쉰 적이 있는데 그게 다였죠. 나머지는 계속 작품을 하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그 전에는 사실 1년에 한 두 개 정도밖에 못했어요.”
 
소처럼 일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다. 데뷔 13년차인 배우 송하윤은 지난 2013년 현재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뒤로 끊임없이 일해 왔다. 그런 노력이 드디어 통한 걸까. 송하윤은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을 통해 확실한 인지도를 쌓았다. 극 중 주인공 금사월(백진희)의 보육원 동기이자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오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것.
 
‘내 딸, 금사월’은 51부작으로 종영했다. 지난해 9월 5일 첫 방송을 시작했지만, 촬영 기간을 모두 합하면 6~7개월 이상을 이번 작품에 투자했다. 긴 호흡의 드라마였던 만큼 지치고 힘든 일이 많았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송하윤은 ‘내 딸, 금사월’ 이전에 KBS2 TV 소설 ‘그래도 푸르른 날에’의 주연을 맡아 129부작을 소화했다. ‘그래도 푸르른 날에’가 끝나고 난 뒤 5일도 채 쉬지 못하고 이번 작품에 투입됐다. 피로도가 쌓일 법도 한데 송하윤은 “옛날 생각을 하면 쉬고 싶다가도 정신을 차리게 된다”며 “‘옛날에 이렇게 일을 하고 싶었는데’라고 생각하면서”라고 웃었다.
 
129부작 ‘그래도 푸르른 날에’가 반년 이상 지속된 장편 드라마였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송하윤에게 큰 득이 됐다. 감정의 진폭이 컸던 주인공 이영희를 소화하면서 주오월도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오월은 감정이 가장 중요한 캐릭터였다. 극 중에서 금사월의 어린 시절의 비밀, 그리고 오혜상(박세영)의 모든 비밀을 다 알고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 또 남편 임시로(최대철)와 자신의 어린 자식들과도 늘 감정연기를 펼쳐야 했다. 이러한 감정 연결은 ‘그래도 푸르른 날에’에서도 그랬다. 
 
이에 송하윤은 “‘그래도 푸르른 날에’에서도 감정신이 많았다”며 “‘내 딸, 금사월’도 마찬가지였다. 감정적으로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계속 그런 연기를 하다보니 감정의 폭이 넓어졌고, 오히려 ‘내 딸, 금사월’에서 감정 몰입이 더욱 잘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기 생활 13년이지만 송하윤에게는 하루 하루가 반성의 연속이다. 그는 “‘그래도 푸르른 날에’를 할 때는 반성의 연속이었다. 부족한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며 “‘내 딸, 금사월’의 주오월도 작은 역할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내가 어떻게 했는지 계속 되새김질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에서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할 때는 무조건 그날을 반성하곤 했다. 잠에 들기 전에 내가 이걸 실수했구나, 다시 한 번 기억한다”며 “그래야 다른 내가 받아들여진다. 작품이 끝나도 항상 되새김질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도 송하윤은 “이렇게 해도 또 실수하다”며 “실수의 연속이다. 지금도 그냥 연기가 하고 싶다”며 “계속 촬영장에 있고 싶다. 촬영장은 기운이 다르다”고 웃었다.
 
송하윤은 ‘내 딸, 금사월’을 통해 처음으로 인기라는 걸 실감하게 됐다. 특히 극 중 여러 인물들로부터 핍박 받는 주오월을 연기한 탓에 대중으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다고. 송하윤은 “젊은 친구들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다가 저 멀리서 ‘오월아 힘내, 오월아 네 편이야’라고 해주거나, 어르신들이 ‘살아 돌아와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해줄 때는 감동이었다”면서 “그런 응원을 받을 때 울컥 하면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그때 캐릭터가 정말 많이 사랑 받고 있구나를 느겼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았던 ‘내 딸, 금사월’의 주오월과는 이제 끝이지만, 그 시간들이 송하윤의 밑거름이 돼 더 앞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그가 만들어나갈 새로운 인물은 또 어떤 모습일까.
 
“13년 동안 연기 생활을 하면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시간들 때문에 오월이가 탄생한 거예요. 그 시간 없이 오월이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진 않아요. 이전의 내가 계속 계속 쌓여서 또 다른 인물이 만들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빨리 다른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요.”
 
사진=강민지 기자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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