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김선광 교수팀, 난치성 만성통증 새 치료 타켓 발견 '세계 최초'

입력 : 2016-04-14 1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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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김선광 교수(한의과대학) 연구팀이 난치성 만성통증 새 예방과 치료 타켓을 발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교수는 서울대 의대 김상정 교수, 일본 국립생리학연구소 나베꾸라 쥰이치 교수, 일본 야마나시 대학 고이즈미 슈이치 교수 등 국제공동연구팀과 함께 대뇌 교세포에 의한 신경시냅스 회로 재배선이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은 체성감각신경계의 병변이나 기능부전에 의해 야기되는 만성 통증으로서 말초신경손상, 암, 대상포진, 당뇨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발병할 수 있다.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환자의 일상생활을 힘들게 하며, 심할 경우 자살에까지 이르게 하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악명 높은 난치성 질환이다. 

오랫동안 말초 및 척수 수준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으나, 신경병증성 통증의 진단방법 및 발병기전은 아직까지 불분명하여 현재 완전한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양전자 단층촬영(PET) 등 뇌 이미징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의 말초·척수 기전에 더하여 대뇌 여러 부위의 이상이 신경병증성 통증의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기존의 뇌 이미징 기술은 개별 세포 및 시냅스를 관찰하는 데 있어 해상도에 한계가 있으며, 기존의 동물실험은 실험군과 대조군의 차이를 비교하여 신경시냅스의 기능·구조적 변화를 추정하는 것으로 만성 통증 전후의 동일 세포 및 시냅스의 직접적인 변화를 반영하기 힘들다.

이에 따라 김 교수 연구팀은 살아 있는 동물의 대뇌피질에서 1mm 깊이에 있는 미세한 개별 세포, 시냅스까지 고해상도(200-400nm)로 장기간 추적·관찰할 수 있는 최신 이미징 기법인 "생체내 다광자 이미징" 기술을 확립하여 대뇌피질의 신경시냅스 회로 변화가 신경병증성 통증의 만성화를 야기함을 규명했다. 

또한 대뇌피질의 교세포(Gila) 중 하나인 별세포(Astrocyte)가 말초신경손상 후 세포내 칼슘 신호가 항진되면서 새로운 시냅스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물질인 트롬보스폰딘-1을 분비하여 신경시냅스 회로를 재배선(Rewiring)함으로써 신경병증성 통증을 매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대뇌피질 교세포 및 신경시냅스 회로 재배선을 타켓으로 하는 만성 통증의 진단 및 예방·치료기술에 광범위하게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국내에서는 아직 초보수준인 `생체내 다광자 이미징' 기법이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며 "이로써 뇌신경과학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국 미래창조과학부와 일본 정부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 분야 세계 최고의 저널 중 하나인 `임상연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4월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2016년 5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사진=경희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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