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8개월 동안 갈등 사태를 빚어온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회가 9일 손을 맞잡았다.
지난 3일 부산시가 집행위의 김동호 조직위원장 추대 안을 수용(본보 4일자 1·3면 보도)한 이후 서병수 부산시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9일 부산시청 접견실에서 만나 이를 공식 확인했다.
두 대표의 발언은 올해 영화제를 차질없이 여는 쪽에 초점이 맞춰졌다.
서 시장은 "부산시는 BIFF가 20년 정도 됐으니 변화와 혁신도 필요하겠다고 생각했고, 집행위는 영화제의 독립성에 집중했는데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 갈등이 불거졌다"면서 "BIFF의 명성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시와 집행위의 입장이 같았기 때문에 (이번 합의에 이르게 됐고) 올해 영화제가 차질없이 치러지도록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시와 집행위의 협의가 이렇게까지 오랜 시간 소요되면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부산시민과 관객, 국내외 영화계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올해 영화제 성공 개최에 전력을 다 하고, 현실적인 문제는 시와 합의해서 진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올해 영화제 준비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정인 칸영화제가 오는 11일 개막하기 때문에 이번 합의는 협상 시한에 거의 다다라 이뤄진 것이다. 서 시장이 "칸에 언제 가시냐"고 묻자 강 위원장은 "예정보다는 많이 늦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 영화제가 아무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열린다는 메시지를 갖고 가서 알리고 와달라고 홍보를 해야 했기 때문에 오늘 이렇게 합의가 됐으니 오늘 저녁에라도 출장을 떠나려고 한다"고 답했다.
양측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회에 한해 부산시장과 집행위원장이 민간인 조직위원장으로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을 공동 위촉하기로 하고, 이 '원포인트' 정관 개정 안건을 처리할 임시총회를 이달 중 열기로 했다. 정관 전반에 대한 검토와 개정은 올해 영화제 개최 이후 김동호 조직위원장을 중심으로 시와 집행위가 협의에 들어가, 내년 2월 정기총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이호진 기자 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