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양보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젠 새누리당이 양보할 차례라며 국회의장직을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이를 두고 "양보가 아닌 꼼수이자 더 과한 요구"라고 반발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여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로 원구성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오늘 중대 결심 했다. 법사위를 과감히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법사위원장을 가져가야겠다고 주장했던 건 현재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고, 특정 당이 운영위 예결위 법사위를 독식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더민주는 운영위원장, 예결위원장, 법사위원장 가운데 하나를 새누리당이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날 법사위원장을 내주기로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이같은 양보안에 대해서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 부대표는 "꼼수도 그런 꼼수도 없다"며 반발했다.
김도읍 원내수석 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난 5월 30일 삼당 수석 간의 협상에서 더민주는 국회의장을 더민주가 가져가면, 법사위를 주는 대신에 정무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달라고 했다"면서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한 야당의 꼼수에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를 감시하는 운영위원회, 예산을 다루는 예결위원회, 법률 통과를 다루는 법사위원장 가운데 어느 하나도 내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또 그간 국회의장 몫을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내주려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들어 국회의장도 새누리당이 차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협상 방향을 바꿨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원내수석 부대표는 "더민주의 원 구성 목표는 28년 만에 법정 기한(6월 7일) 내에 국회를 출범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에 20대 원 구성 협성을 위한 콘클라베(교황을 선출하기로 합의할 때까지 문을 걸어 잠그고 하는 비밀회의를 제안한다"고 원 구성을 위한 무제한 협상을 벌이자고 요구했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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