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 천재시인' 여림 유고집 출간-'비고인 하늘을 밟고 가는 일'

입력 : 2016-06-08 10:43:32 수정 : 2016-06-08 10: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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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꽃다운 나이에 요절한 천재시인 여림의 유고집이 출간됐다.

출판사 '최측의농간'이 펴낸 '비 고인 하늘을 밟고 가는 일'이 바로 화제의 책.
 
1967년 경남 거제시 장승포에서 태어난 시인의 본명은 '여영진'. 

거제 해성고를 거쳐 작가의 산실이었던 서울예전 문창과에 입학했으나 중퇴하는 바람에 학업을 마치지 못했다.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실업'으로 시부문 대상을 차지하며 등단했다. 그 때가 1999년.  이후 세상과 담을 쌓으며 경기도 남양주 아파트에서 홀로 시를 매만지고 술독에 빠져 지내던 그는 2002년 이승을 떠났다. 

등단 3년된 해, 서른 다섯 꽃다운 나이에 요절한 것이다.

생전 제대로 된 시집 한 권 내지 않은 그는 크게 주목받을 기회가 없었지만, 고인의 1주기에 지인들이 그의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시 110여 편을 담은 `안개 속으로 새들이 걸어간다'라는 시집을 펴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대부분의 시집이 그렇듯 초판 출간 후 금세 절판됐으나, 입소문을 타고 그의 대표적인 시들이 문학 팬들 사이에 전해지면서 이 유고집은 구하려야 구할 수 없는 전설 속의 책으로 남았다.

출판사 `최측의농간'은 지난해부터 절판된 유고집 복간 작업에 들어갔다가 이 책에 실리지 못한 미발표 원고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시인이 남긴 글을 모두 모아놓은 유고전집을 기획, `비 고인 하늘을 밟고 가는 일'이란 제목으로 최근 출간했다.

이 유고집에는 시인이 남긴 시 외에 메모, 수필, 편지 등 산문도 여러 편 실렸다. 

스승이었던 최하림과 박형준 시인이 고인을 그리워 하며 쓴 글도 담았다.
 
필명 여림은 스승 최하림 시인의 이름 끝자를 따서 지었다고 한다.



김호일 선임기자 tokm@

사진=최측의농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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