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또다시 테러 악몽에 빠졌다.
12일 새벽(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한 동성애자(게이) 나이트클럽에서 인질극과 함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한 50명이 숨지고 53명 이상이 다쳤다. 희생자 규모가 역대 최악의 총기 사건이었던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32명 사망, 30명 부상)을 크게 웃돈다.
최소 50명 사망 53명 부상
용의자 총격 전 IS에 충성맹세
美 테러대응전략 손질 불가피
특히 총격사건 용의자로 확인된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오마르 마틴(29)이 범행 직전 911에 전화를 걸어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충성 서약을 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테러이자 증오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오늘은 레스비언과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공동체에 특별히 가슴아픈 날"이라며 "어떤 미국인에 대한 공격도 인종과 종교, 민족, 성적 지향에 상관없이 우리 모두에 대한 공격임을 일깨워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이 자생적 테러 사건으로 규정된다면 미국 정부의 대테러 전략의 손질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샌버너디노 사건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테러 감시·대응 체계를 강화한 상황에서 또다시 구멍이 뚫려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 입국 절차와 이민·난민 심사,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행사 출입 검사 등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언론에선 이슬람 혐오와 공포 분위기가 더욱 팽배해질 것을 우려하고있다. 최근 반 이슬람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이슬람 교도들이 공격받는 사례가 수시로 나타나고 있다.
강희경 기자 him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