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사야 하는가, 팔아야 하는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이틀 앞둔 가운데 탈퇴 반대 여론이 우세한데도 투자자들의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탈퇴 반대 여론 우세해지자
코스피, 하락세 딛고 반등
외국인 754억 순매수 불구
개인 투자자 '갈팡질팡' 여전
20일 코스피는 영국 노동당 조 콕스 하원의원 피살 사건을 계기로 브렉시트 탈퇴에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해지면서 영국의 EU 잔류 가능성을 높였다는 소식에 힘입어 13일부터 본격화된 그동안의 하락세를 딛고 전 거래일보다 27.72포인트 오른 1,981.12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모처럼 754억 9천900만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EU는 물론 세계 경제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동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0일 2,017.63이었던 코스피는 브렉시트 투표가 임박해진 데다 찬성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점쳐지면서 13일 1,979.06까지 추락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1천951억 원가량을 순매도했다. 6월 들어 순매수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들의 태도가 돌변한 것이다.
이어 코스피 지수는 14일 1,972.03, 15일 1968.83, 16일 1951.99, 17일 1953.40을 각각 기록하는 등 국내 증시는 브렉시트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들은 13일부터 17일까지 총 4천264억 원어치의 순매도 물량을 시장에 쏟아내며 지수 하락폭을 키웠다.
외국인들의 물량 투매 현상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유럽 등의 선진국 자본들이 신흥국 등 해외에 투자한 자본부터 대거 회수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 증시 전망도 요동치고 있다. 키움증권은 브렉시트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일시적으로 코스피가 1,900선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대의 경우에는 3분기 코스피가 최대 2,180까지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더욱이 20일 외국인들의 759억 원어치 순매수에 힘입은 코스피 상승세에도 개인 투자자 등은 여전히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관망세가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손절매를 할 것인지, 저점 추가 매수할 것인지를 놓고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10일과 17일을 제외한 나머지 거래일 모두 순매수 우위를 기록한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과 달리 20일 하루 동안 2천78억 원어치를 되레 순매도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브렉시트 투표가 임박해지면서 사실상 모든 투자자가 눈치를 살피는 형국"이라며 "현재 브렉시트 여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투표 전후로 세계 증시가 한두 차례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 판단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영철 기자 cy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