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애틋하게', 김우빈 수지의 '케미'ㆍ10년 전에 머문 이경희(리뷰)

입력 : 2016-07-07 08: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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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우빈과 수지가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첫 방송부터 남다른 '비주얼 케미'를 드러냈다. 두 사람의 영상 화보 탄생을 알리는 것은 물론 애틋한 사랑을 예고해 앞으로를 더욱 기대케 했다. 하지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6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1회에서는 안하무인 톱스타 신준영(김우빈)이 연기 활동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작품 속 준영의 모습은 대단했다. 준영은 한 여자와 결혼하려 했지만 두 사람을 방해하는 세력에 의해 크게 다치고 말았다. 여자 또한 그들에게 붙잡힌 순간, 준영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수십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해치웠다. 그리고 총을 맞아 죽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준영은 총성이 울려 퍼진 순간 연기를 그만 뒀다. 그는 감독에게 "나 안 죽을래요"라며 "요즘 세상에 총 맞고 죽는 게 말이 되요"라고 말했다. 이에 감독은 준영에게 "죽는 건 시놉시스 때부터 나와 있었잖아"라고 달랬으나, 준영은 "마음이 바뀌었다"면서 대본 수정을 요구, 촬영 현장을 떠났다.
 
이에 촬영 현장은 비상사태에 빠졌다. 드라마 작가 또한 준영의 수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준영의 매니저 또한 그에게 "한 번만 죽어주자"고 애원했다.
 
준영에게는 남다른 사정이 있었다. 앞으로 살 날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던 것. 그는 자신의 주치의에게 찾아가 "아무래도 말이 안된다"면서 "제가 현대의학으로 고치기 힘든 병에 걸렸고 앞으로 살 날이 1년도 남지 않았다는 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준영은 자신의 병을 부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갑질의 끝을 보인 준영과 달리 노을(수지)의 첫 등장은 암울했다. 노을은 비 속에서 카메라를 든 채로 잠복 촬영 중이었다. 노을은 폐수를 몰래 버리던 사람들을 촬영하고 있었고 그들에게 발견돼 갇히고 말았다.
 
폐수 방류 회사는 노을에게 "원하는게 뭐냐"고 물었다. 노을은 "최소한의 정의와 상식과 원칙이 지켜지는 세상"이라며 "그래서 아저씨네 같은 사람들이 쪽팔려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니는 세상"이라고 당당하게 답했다. 하지만 노을은 그들이 건네는 돈 봉투를 받아들고 말았다.
 
노을에게도 사정이 있었다. 사채업자에게 어마어마한 금액의 빚이 있었던 것. 결국 노을은 그들의 돈을 받고 폐수 방류를 눈 감아 주기로 결정했다.
 
받아주는 곳이 없는 건 두 사람 모두 같았다. 준영은 판검사가 되길 바랐던 엄마 신영옥(진경)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손님으로 찾아간 영옥의 육개장 집에서 음식을 주문했지만 영옥은 그를 내쫓았다. 노을 또한 돈을 받고 비리를 눈감아 준 것을 들켜 재직 중이던 프로덕션에서 잘렸다.
 


술 마시며 신세한탄을 하고 있던 노을은 같은 술집에 있던 준영의 매니저와 다큐 PD를 만났다. 앞서 준영은 다큐를 찍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이를 알게 된 노을은 자신이 나서 준영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준영의 출연을 성사시키면 프로덕션에 취직 시켜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노을은 준영을 찾아가 설득하고자 했다. 하지만 준영은 매몰차게 노을을 대했다. 노을은 막무가내로 준영의 조수석에 탔다. 준영은 그녀를 떨쳐내기 위해 차를 험하게 다뤘고, 결국 노을은 손을 들고 말았다.
 
그녀를 두고 돌아가던 준영은 20대 여성의 사고 소식을 듣고 황급히 노을이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노을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이에 더욱 걱정이 쌓여가던 준영은 변호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자신이 찾아달라고 부탁했던 여자를 찾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준영은 자신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바라본 곳에는 눈을 맞으며 힘겹게 걸어가고 있는 노을이 있었다.
 
준영은 노을에게로 달려갔다. 여전히 다큐 출연 제안을 하는 노을에게 준영은 "너 나 몰라?"라고 물었다. 일순 표정이 변한 노을은 "신준영 씨야 우리 주인집 꼬맹이들도 다 안다"고 능구렁이처럼 넘어갔다. 그러나 준영은 "너 나 몰라?"라고 소리쳤고, 노을은 "알아, 이 개자식아"라고 답했다.
 
이날 방송은 준영과 노을이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설명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들였다. 준영과 노을은 나름의 아픔과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었고, 현재의 상황은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저 갑과 을이라는 위치만 다를 뿐이었다.
 
결국 두 인물을 설명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몰입도와 재미는 떨어졌다. 설명은 길었지만 두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게 된 것도 아니었다. 준영의 엄마는 아들을 매몰차게 대하고, 준영은 곧 죽는다는 것. 또 노을의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빚더미를 안고 있다는 것만 알게 됐다. 물론 하나 더. 두 사람은 구면이라는 사실이 있다.
 
이는 큰 호기심을 안겨주지 못했다. 사건 전개도 없었다. 딱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준영은 '함부로 애틋하게'의 결말을 예고하기라도 하듯 시한부였다. 뻔하디 뻔한 결말을 안고 가는 '함부로 애틋하게'가 어떤 반전을 안겨줄 수 있을까.
 
한 가지 '꿀잼' 포인트는 있다. 준영과 노을을 연기하는 김우빈과 수지의 '케미'가 남다르다는 것. 하지만 이를 넘길만한 큰 흥미는 아직 없다. 더군다나 이번 작품을 집필한 이경희 작가는 아직까지 10년 전에 머무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경희 작가의 10여년 전 작품인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과 비슷한 느낌의 '함부로 애틋하게'. 10년 전과 달라진 시청자들은 정통 로맨스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사진=KBS2 '함부로 애틋하게'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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