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카니스탄 출신 10대 난민이 독일 열차 안에서 도끼를 휘둘러 승객 4명이 크게 다친 사건이 발생했다. 독일 당국은 범인의 집에서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깃발이 발견된 걸로 미뤄 테러모방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20일 영국 BBC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로히트링엔에서 출발한 통근 열차가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뷔르츠부르크에 들어선 18일(현지시간) 오후 9시 15분께 열차에 올라탄 17세 남성이 승객들에게 도끼를 휘둘러 홍콩 일가족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남성은 도끼를 휘두르면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한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 남성의 단독 범행으로 추정한다면서 "이번 사건이 이슬람교도의 공격일 가능성이 꽤 크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독일에 홀로 정착한 아프간 출신 난민으로 밝혀졌다. 이 난민은 테러범은 사건 현장 인근에서 마침 작전 중이던 특공대가 추격하자 경찰 공격을 시도하다가 사살됐다.
뷔르츠부르크 경찰은 페이스북을 통해 부상자 중 3명은 위중한 상태이며 1명은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승객 14명도 정신적 충격을 받아 따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기차역 인근에 거주하는 한 목격자는 독일 dpa 통신에 "마치 도살장 같았다"며 승객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가운데 다른 승객들이 객차에서 기어나와 구급상자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IS(이슬람국가)는 독일에서 발생한 도끼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IS는 선전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독일에서 열차 승객들을 공격한 이는 IS 전사 가운데 한 명"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경찰의 조사 과정에서도 이 난민 출신 범인의 집에서 손으로 그려 만든 '이슬람국가'(IS)기(旗)가 발견됐지만, IS와의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난민에 의한 테러 범죄가 발생하면서 독일에서는 정치적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110만 명의 망명신청자를 받아들였으며, 이 중 아프가니스탄 출신은 시리아 출신에 이어 가장 많은 15만 명가량이다.
게다가 이번 사건이 발생한 바이에른주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보수 자매정당 기독사회당이 주 정부를 장악한 지역이다.
기사당은 작년 메르켈 총리의 관대한 난민 정책을 비판하는 데 가장 앞장섰다.
사진=연합뉴스TV 영상 캡쳐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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