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촬영' '여고생 성관계' 등 일부 경찰의 변태성 범죄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이에 경찰 조직 기강 확립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징계를 받은 경찰관은 매년 800명 안팎에 달한다. 지난해는 전체 징계 대상 792명 중 327명이 규율 위반으로 징계받았고, 품위손상 252명, 직무 태만 153명, 금품수수 52명, 사건 부당처리 8명 등이었다.
하지만 요근래 들어서는 몰카 등 변태적인 범죄를 저질러 징계조치를 받는 경찰관도 늘고 있다.
부산의 학교전담 경찰관들이 여고생들과 잇따라 성관계한 사실이 드러나 전국 경찰에 근무 기강 확립 지시가 내려졌다.
이 일로 이상직 부산경찰청장은 지난 6일 부산시교육청 김석준 교육감을 방문해 공식 사과를 했었었다.
인천지방경찰청 소속 A경위는 지난달 18일 인천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길 가는 여성을 보며 음란행위를 하다가 적발됐다.
A경위는 피해 여성이 112 신고를 하자, 근처에 세워 둔 승용차로 달아났다가 폐쇄(CC)회로TV를 분석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달 30일 충북 충주의 모 파출소 소속 B경위는 2인1조 근무 규정을 어기고 근무지를 이탈해 혼자 순찰차를 몰고 나갔다.
B경위는 비어 있는 한 치안센터에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사실이 적발돼 2개월 정직과 함께 전보 조치됐다.
전국의 1천76개 치안센터 중 874곳에는 상주 인력이 배치돼 있지만, 나머지 202곳은 순찰 거점으로 쓰이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 여대생 치마 '몰카 촬영'에 '엘리베이터 애정행각'까지
지난 7일 오후 1시 50분께 전북 진안경찰서 C경위가 전주의 생필품 판매장에서 물건을 고르던 여대생 치마 속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다 시민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심지어 전남지방경찰청은 직원 간 잇따른 추문으로 소속 경찰들이 인사조치되고 형사 사건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청사 내 엘리베이터에서 인분이 발견되면서 인분을 배설한 사람을 찾기 위해 엘리베이터 CCTV를 분석했다.
그 결과 평소 장이 약한 한 간부가 엘리베이터에서 인분을 배설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문제는 CCTV 분석 과정에서 전남청 같은 과 소속 유부남인 한 간부와 미혼인 행정직 여직원이 술에 취해 밤 늦게 청사 내 엘리베이터에서 애정행각을 하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발칵 뒤집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당 간부가 지난 5월 전남 일선 경찰서로 징계성 인사 조처됐다.
이처럼 경찰에 의한 일탈행위가 잇따르면서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는 "법을 집행하고 재량권이 많은 경찰관은 일반 공직자보다 더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필요한데도 초심을 되새길 만한 교육기회조차 거의 없다"며 "교육 제도와 조직문화 개선 노력과 함께 내부 견제장치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부산일보 DB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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