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도 본 적 없던 새로운 장르의 탄생이다. MBC 수목드라마 '더블유'(W)가 현실과 웹툰 속 세계를 오가는 설정, 그리고 충격적인 범죄의 현장을 공개하며 눈을 뗄 수 없는 전개를 이어갔다.
20일 방송된 '더블유' 1회에서는 웹툰 '더블유'의 주인공 강철(이종석)이 첫 등장했다. 강철은 사격 국가대표이자 금메달리스트다. 그러나 강철은 올림픽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존속 살해 혐의로 체포됐다. 그의 부모와 어린 동생들이 집을 찾아온 의문의 남자에게 살해 당해 용의자 선상에 올랐기 때문.
집 근처에서는 강철 부모님의 혈흔과 그의 지문이 묻은 권총이 발견됐다. 이는 강철이 경기에서 사용했던 권총이었다. 강철은 살해를 부인했으나 검사는 "우발적 범행이라 보기 어렵다. 피고인이 유명인, 청소년 우상으로서 사회에 던진 충격이 큰 만큼 사회적 경각심 일깨우는 차원에서 사형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만화가 오성무(김의성)의 딸인 오연주(한효주)가 등장했다. 명세병원 흉부외과 레지던트 2년차인 연주는 담당 교수 박민수(허정도)의 부름에 달려갔다. 일명 '미친개'라고 불리는 박 교수는 성무가 연재하고 있던 웹툰 '더블유'의 팬이었다.
교수는 연주에게 마지막회를 앞두고 있는 '더블유'의 결말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이를 알려준다면 레지던트에게 쉽게 주어지지 않는 개복 수술의 기회를 주겠다고 덧붙이기도. 이에 연주는 곧바로 아버지 성무를 찾아갔다.
하지만 연주는 성무의 어시스트인 박수봉(이시언)으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됐다. 아버지가 사라졌다는 것. 그것도 방 안에서 아무도 모르게. 수봉의 증언에 따르면 성무는 밤샘 작업을 하느라 방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수봉과 다른 어시스트들은 거실에서 계속 있었지만 그가 나가는 걸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성무의 존재가 묘연해진 가운데 연주는 그가 작업하던 웹툰 '더블유'의 결말을 봤다. 웹툰 속 강철은 자신의 가족을 죽였던 의문의 남자가 쓴 총에 맞아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이를 확인한 연주는 웹툰의 결말이 강철의 죽음이라는 사실을 믿지 못한 채 한동안 멍하게 서 있었다. 그러다 그녀는 성무의 책상 위에서 악마의 얼굴이 그려진 그림 하나를 발견하는데, 그 뒷면에는 '잡아 먹히느니 잡아 먹겠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이때 연주는 누군가 자신을 잡아 끄는 느낌에 고개를 돌렸다. 태블릿 속에서 뻗어나온 피 묻은 손이 연주를 잡아 끌었고, 그녀는 순식간에 웹툰 속 세계로 빨려들어갔다.
연주가 눈을 뜬 곳은 도심 속 한 건물의 옥상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총에 맞아 쓰러진 채 많은 피를 흘리고 있는 강철이 존재했다. 강철은 호흡곤란을 겪었고, 연주는 기흉이라 판단했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에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출혈과 기흉 모두를 잡아 강철을 살렸다.
강철이 있던 건물은 서울의 호텔 중 하나였다. 하지만 연주는 처음 듣는 호텔 이름에 갸웃 하던 것도 잠시 "경찰이 오면 증언을 해달라"는 직원의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그녀는 "명세병원 흉부외과 레지던트 오연주"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명함을 건넸다.
구급 대원들이 도착한 뒤 호텔 직원들은 강철과 함께 자리를 비웠다. 그 때, 연주의 눈 앞에는 '계속'이라는 글자가 떠올랐다. 이를 본 연주는 당황했고, 그대로 웹툰을 벗어나 현실로 돌아왔다. 연주는 호텔의 옥상이 아닌 성무의 방에서 피를 흘린 강철의 모습이 담긴 태블릿을 바라보았다.
연주는 수봉으로부터 성무가 마감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웹툰 완결이 아닌 계속된 연재라는 사실도 함께. 이를 확인한 연주는 놀라고 말았다. 자신이 웹툰 속으로 들어가 벌어졌던 상황이 그대로 그려진 것. 웹툰 속에는 강철이 자신의 도움으로 살아나고, 구급차에 실려가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연주는 이어진 웹툰에서 강철이 자신을 찾고 있음을 확인했다. 웹툰 속 강철은 가족이 살해당한 뒤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상태였다. 이후 힘겨운 생활을 지속하다 한 회사의 대표를 맡았고, 비서까지 둔 재벌이 돼 있었다.
강철은 병원에서 깨어나 자신을 살렸던 여자를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비서 윤소희(정유진)에게 자신을 살린 여자의 정보를 물었다. 그러나 소희는 "오연주라는 여자가 의사를 사칭한 것 같다"며 "명세병원이라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명함에 적힌 핸드폰 번호와 이메일 주소 모두 없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강철은 확고하게 연주의 존재를 기다렸다. 강철은 "아무래도 이 여자가 내 인생의 키를 쥔 것 같다"면서 "내 존재의 이유, 내 존재의 이유를 밝혀줄 키가 그 여자 같아"라고 말했다.
현실 속 연주는 이를 모두 확인했다. 연주는 직감했다. 이는 자신의 아빠 성무가 그린 내용이 아니란 것을. 앞서 수봉은 성무가 오랫동안 강철의 죽음이라는 결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절대 결말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를 떠올린 연주는 "아빠가 그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다. 죽어야 할 강철이 살아나면서 스토리가 저절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날 방송은 60분이라는 시간이 단 10분 처럼 느껴지는 마법을 경험케 했다. 속도감 있는 전개는 물론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사건들로 몰입도를 높였던 것. 더군다나 웹툰과 현실을 오가는 설정은 지금껏 본 적 없는 독특한 소재라는 점에서 더욱 궁금증을 더했다.
한껏 기대를 끌어올린 '더블유'가 주목되는 이유는 드라마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등 타임슬립을 주로 선보였던 송재정 작가가 집필을 맡았기 때문이다. 해피엔딩으로 끝맺었던 '인현왕후의 남자', 충격적인 결말을 선사했던 '나인' 등 매번 화제를 모았던 송재정 작가가 이번 작품에서는 또 어떤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할지 기대를 모은다.
주인공 연주가 웹툰과 현실을 오갈 수 있는 장치, 강철과 아버지 성무의 비밀 등이 탄탄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얽혀 있다면, 단언코 '더블유'는 상반기 '태양의 후예'를 잇는 하반기 최대 히트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MBC '더블유'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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