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반전이다. 잠시나마 달콤한 분위기를 느꼈던 한효주와 이종석은 서로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버리며 위험에 빠지게 됐다. 두 사람의 앞날엔 또 어떤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까.
28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W'(더블유)에서는 웹툰 세계에서 경찰에 붙잡히는 위기를 맞는 오연주(한효주)가 강철(이종석)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 모습이 그려졌다.
연주를 펜트하우스에 두고 출장을 가게된 강철은 마음이 뒤숭숭했다. 앞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자신의 세세한 비밀까지 알고 있었던 연주의 말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연주의 말은 맥락이라곤 도저히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허무맹랑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갔다. 그것은 자신의 경험이었다.
과거 자신의 일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됐던 강철은 자신이 왜 총을 들고 있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또 의문의 남성으로부터 흉기에 찔리기 전, 그를 만나러 나간 순간에도 왜 매니저 서도윤(이태환)을 대동하지 않았는지도 의문이었다. 문제는 의문 투성이의 일들을 자신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 이 때문에 연주의 기이한 행동에 아주 작은 맥락이 보이기 시작했다.
혼자 남겨진 연주는 옷, 신발, 가방, 화장품 등 명품으로 둘러싸여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강철의 배려였다. 특히 연주는 당황도 잠시 "'더블유'는 액션 히어로물인데 왜 로맨스드라마처럼 이러는 거야"라며 "사람 설레게"라고 중얼거렸다. 곧이어 온 강철의 전화에는 목을 가다듬으며 예쁜 목소리를 내려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웹툰 세계 속 연주의 이미지가 돼버린 '돌발 행동'도 잊지 않았다. 강철과 통화 도중 또 다시 사랑고백을 해버린 것. 역시나 현실로의 이동은 물거품이 됐지만, 전화를 끊은 강철은 "한 번만 더 들으면 흔들릴 것 같은데"라며 연주에게 마음이 성큼 다가갔음을 드러냈다.
강철의 비서이자 그를 마음에 두고 있는 윤소희(정유진) 입장에서는 모든 게 불만이었다. 신분도 모르는, 게다가 강철에게 위협을 가한 용의선상에 있는 사람과 동거라니. 결국 소희는 연주를 건물 내 와인가게로 유인해 그녀를 경찰에 붙잡히게 만들었다.
강철은 그녀를 해고했다. 앞서 언급된 이유와 같았다. 그는 연주의 신분이 없다고 말하는 소희에게 "그런 식으로 매도 당해서 인생 쫑날뻔 했던 게 나야.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간다고? 다들 현상만 보고 현실인 줄 알지. 넌 오연주의 맥락을 전혀 모르는거지"라고 꼬집었다. 이어 "오연주는 경찰에 붙잡히는 순간에도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핸드폰을 집어 던졌어. 사건의 본질을 봐야지"라며 그녀를 감쌌다.
이후 구치소에 수감된 그녀를 면회하며 늦게 나타나서 미안하단 말을 건넸다. 그리곤 그녀를 설득했다. 강철은 "지금 상황은 암담해요. 살인미수, 불법체류, 배후조사 등 끝도 없겠죠"라며 "그러니까 내 물음에 대답을 해요. 오연주 씨는 어디서 왔죠? 난 당신이 하는 말이 사실이라고 믿어요"라고 말했다.
연주는 자신에 의해 강철이 충격 받을 것을 걱정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옥에서 수십 년을 보낼 용기도 없었다. 계속된 설득에 연주는 "당신이 살고 있는 곳은 만화 속"이라고 밝혔다. 이어 충격을 받은 강철에게 "여기가 만화 속이라고요. 내가 보는 만화요. 당신은 그 만화 주인공이고요"라고 속시원히 털어놨다. 극적인 상황을 맞은 그 순간 연주는 다시금 현실로 돌아왔고, 웹툰 세계 속 일주일은 현실 속 30분이라는 시간에 불과했다.
강철은 분노했다. 모든 대답을 수긍하려고 했지만 만화 속이라는 대답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으니까. 그는 채널 W의 총책임자이자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인 손현석(차광수)에게 "오연주는 또라이에 미친 여자야.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삶에 대해 정말 많은 의문점들이 있었고 맥락이 없었지만, 만화 속이라는 '가정'을 대입하면 모든 아귀가 맞아 떨어졌다. 그 순간 세상은 멈췄다. 주인공인 강철이 '허구'라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이었다. 그 때 현실세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이 열렸고 강철은 그곳으로 들어갔다.
이젠 상황이 바뀌었다. 연주가 아닌 강철이 직접 그녀가 사는 세상을 찾았다. 이젠 오성무(김의성)와의 관계가 주목된다. 자신의 인생을 그토록 괴롭혔던 장본인이자 조물주기 때문. 인생에 얽매여있던 의문의 실타래가 풀리며 강철에게는 본격적인 2막이 시작된 셈이다.
사진='더블유'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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