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박사 손형우의 아트 에세이] 스마트폰과 욕망

입력 : 2016-08-18 10:43:19 수정 : 2016-08-18 10: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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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 톡 깨 톡!  문 자 왔 숑! 문 자 왔 숑!!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스마트폰 울림소리. 때로 좋은 벨소리와 진동으로 바꾸어 두지만, 과연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새로운 일상일까.

한국의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대부분 손안에 들고 있는 작은 스마트폰에 빠져있다. 게임에 몰두해 있거나, 미처 보지 못한 드라마 같은 동영상을 보면서 잠시 여가활동을 할 수 있다. 

새로 나온 음악을 들으며, 지하철 안에서 자신만의 독립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따금씩 뉴스검색을 하고, 각종 메신저를 이용해서 멀리 친구와도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자신만의 독점적 기기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철저히 자기중심적이며, 동시에 온라인 세계를 향해 열려 있는 이중적 속성의 매체이다. 

최첨단 스마트폰으로 중무장한 현대인이 세계를 누비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미디어 인간은 신인류 문화를 꽃피우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다가선 우리의 새로운 길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몸과 마음의 허기를 채워주는 데에 최적화 되어있다. 일상에 필요한 거의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다. 공과금을 납입하고, 간단한 음식을 배달시킬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길을 안내 받아 원하는 곳으로 찾아 갈 수 있다. 

여가문화와 경제활동, 대화와 정보교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망라한 일상에 필요한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거의 못하는 일이 없을 지경이다. 그러니 사람들은 종일토록 지니고 있는 스마트폰을 결코 떠날 수 없다. 다소 병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첨단 스마트폰으로 중무장한 현대인은 마치 외롭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깨톡’을 보내고, 욕망의 허기를 메우기 위해 인터넷을 뒤적이며, 몸부림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비싼 대가로 몸과 마음의 자유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현대인에 스마트폰 사용은 이미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이용 수단으로 적절성을 가질 때, 우리의 삶이 보다 건강해 질 것이다.

때때로, 들고 있는 휴대폰을 끄고, 주변에 다가오는 일상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있는 그대로의 일상의 풍경이 시리도록 아름다울 때가 있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림=손형우 화백(제목 미디어인간 - 욕망, 장지위에 혼합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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