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순실, 왜 전격 귀국했을까?

입력 : 2016-10-30 13:57:17 수정 : 2016-10-30 15: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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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로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개명 후 최서원)씨가 30일 전격 귀국했다.

그동안 독일 등 유럽에서 머물던 최씨는 이날 오전 7시 35분께 런던발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을 이용해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돌아왔다. 하지만 딸 정유라(20)씨는 동행하지 않았다.

최씨는 자신으로 인해 국내에서 큰 파문이 일자 지난달 3일 독일로 출국해 숨어지내다가 언론 추적 등이 심해지자 영국 런던으로 건너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독일로 출국한 지 57일만에 전격 귀국한 것은 청와대의 요구와 함께 검찰 수사 본격화·여론 압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가 이날 오전 7시30분 런던발 영국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이 비행기는 영국항공 BA017로 현지시각 29일 오전 11시 30분께, 한국 시각 29일 오후 8시30분 런던 히스로 공항을 이륙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시간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던 때였다.

최씨의 변호사가 "런던에서 도피하다 입국한 게 아니라 독일에서 런던으로 갔다가 한국으로 들어온 것"이라 한 만큼 최씨가 한국행을 결심하고 실제 이동을 시작한 시각을 이르면 한국 시각 28일로 추정된다.

이날 최씨의 입국도 의혹 대응을 위한 `큰 그림'의 일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당초 최씨는 지난 2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건강상 문제로 당장은 귀국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자 청와대 측은 "국민이 큰 충격에 빠져 있는데 이른 시일 내에 귀국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특히 검찰이 지난 26일 최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법무부 장관도 최씨의 국내 송환을 위해서 여권 무효화 등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히면서 최씨 역시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이 귀국을 미루며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에 불쏘시개 역할이 된 점도 귀국 결심을 하게 된데 영향을 줬을 것으로 관측됐다.

최씨가 몸을 추스를 수 있도록 출석 유예 기간을 공식 요청함에 따라 검찰 소환조사는 이르면 31일, 늦어도 내달 초에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800억원대 기금 모금에 깊이 개입하고 이들 재단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개인 회사인 더블루K·비덱코리아 등을 통해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딸 정씨의 대학 입시를 앞두고 대학입시 관련 자료를 미리 받아보고 정씨가 합격하도록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또한 불거졌다.

그는 박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의 국방·외교·경제·대북 관련 기밀 문건을 사전 열람하는 등 국정농단 의혹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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