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라라랜드' 오스카의 꿈도 이룰까
입력 : 2017-02-23 19:33:37 수정 : 2017-02-26 11:34:14
유색인종을 배제해 소위 '화이트 오스카'란 논란을 빚었던 지구촌 최대 영화축제인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오는 27일(한국시간) 열린다. UPI코리아·판씨네마·우성엔터테인먼트·오드 제공올해 오스카상은 누가 받을까?
오는 2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릴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그만큼 아카데미상은 해마다 크고 작은 화제를 낳는다. 지난해에는 톱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4전 5기' 남우주연상 수상과 함께 '백인들의 잔치' 논란이 큰 이슈였다. 올해 후보자 면면을 보면 소위 '화이트 오스카'란 오명을 벗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이번엔 어떤 작품과 배우가 화제의 중심에 설지 사흘 앞으로 다가온 지구촌 최대 영화축제 현장을 미리 스케치해 봤다.
'라라랜드' 석권 여부에 주목
8개 후보 '문라이트' 복병
'핵소 고지' 등 실화 작품 많아
최초 흑인 감독상 나올지 관심
■'라라랜드'와 '문라이트'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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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14개 부문 후보 |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상 주요 7개 부문을 휩쓸며 돌풍을 예고했다. 아카데미 감독상, 작품상, 남녀주연상 등 최다인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세간의 예측은 적중됐다.
'라라랜드'와 맞대결을 펼치는 영화는 불우했던 흑인 소년의 뭉클한 성장기를 다룬 '문라이트'다. 천재 감독 배리 젠킨스가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골든글로브 최우수작품상 수상에 이어 오스카상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세계 영화제에서 무려 159개 상을 휩쓸어 이번에 '라라랜드'를 바싹 추격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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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라이트' 8개 부문 후보 |
여기에 ' 컨택트'가 8개, '라이언'과 '핵소 고지' '맨체스터 바이 더 씨'도 각각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펜스'는 4개, '히든 피겨스'는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렇게 볼 때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놓고 모두 9편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배우 출신 제작자와 감독이 많다는 점이다. '문라이트'는 브래드 피트,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맷 데이먼, '펜스'는 덴젤 워싱턴, '러빙'은 콜린 퍼스가 제작에 참여했고 '핵소 고지'는 멜 깁슨이 연출을 맡았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연기뿐만 아니라 시나리오를 보는 안목이 탁월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입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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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8개 부문 후보 |
■아카데미의 남다른 '실화 사랑' 올 아카데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주인공의 역경을 담은 실화 영화. '라이언' '히든 피겨스' '핵소 고지'가 바로 화제의 작품들이다.'라이언'은 다섯 살에 인도에서 길을 잃고 호주로 입양된 사루가 구글어스로 25년 만에 집을 찾는 실제 이야기로 작품상, 남녀조연상 등 6개 부문의 후보다. 앤드류 가필드 주연 '핵소 고지'는 세계 2차대전 당시 가장 격렬했던 오키나와 전투에서 무기 없이 75명을 살린 전쟁영웅의 실화다.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6개 부문에 올라 기대감을 높인다. '히든 피겨스'는 1960년대 NASA의 흑인 여성 천재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작품.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알려지지 않은 그들의 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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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6개 부문 후보 |
■'화이트 오스카' 논란, 이번에 벗을까'화이트 오스카' 논란을 빚었던 지난 아카데미상 우려를 잠재우려는 것일까. 올해 유난히 흑인을 주인공으로 삼은 영화들이 작품상 등 주요 부문을 점령했다. 특히 작품상에 오른 '문라이트' '히든 피겨스' '펜스'의 주인공은 흑인이며 '라이언'은 인도인이다. 백인과 유색인의 결혼이 불법이었던 1958년 당시 러브스토리를 다룬 '러빙'의 루스 네가는 에티오피아인 아버지와 아일랜드인 어머니 피를 물려받은 혼혈배우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여기에 남녀주연상과 남녀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20명 배우 중 7명이 흑인 등 유색인종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런 가운데 '문라이트'의 흑인 감독 배리 젠킨스의 수상여부에 지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만약 그가 무대에 오른다면 아카데미 89년 역사상 흑인 감독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연 그는 오스카상을 가슴에 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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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소고지' 6개 부문 후보 |
홍정원 기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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