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 의혹'과 관련해 CJ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조사부(이정현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상암동에 있는 CJ헬로비전 등 4곳에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개인 업무일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 측은 "이건희 회장 동영상 사건과 관련해 오늘 오후 2시부터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회장의 성매매 의혹이 담긴 동영상 촬영에 CJ 측이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관여했는지를 확인하고자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동영상을 촬영한 일당이 이메일 등으로 접촉한 CJ 직원들 사무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직원들은 그룹 본사에서 일하다 최근 정기 인사에서 CJ헬로비전 등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검찰은 동영상 속 여성들에게 이 회장의 모습을 촬영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25일 CJ제일제당 부장 출신 선모(56)씨를 구속하고 경위와 배후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회사에서 채권회수 업무 등을 맡았던 선씨는 구속된 직후 사직했다.
검찰은 해당 동영상이 촬영된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동영상은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5차례에 걸쳐 촬영됐다. 고(故) 이병철 회장의 유산을 둘러싼 범삼성가(家) 분쟁이 본격화하던 때와 겹친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CJ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CJ 측이 선씨의 불법 행위를 지시하거나 묵인·방조했는지 등이 수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와 더불어 마약 전과가 있는 선씨의 친동생(46)이 동영상 촬영에 가담한 것은 물론 동영상을 미끼로 삼성·CJ측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했다는 단서도 확보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관련 수사는 '본류'로 꼽히는 이 회장의 성매매 의혹과 동영상 촬영·유출 의혹 등 '투트랙'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선씨는 검찰 조사에서 'CJ 배후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측도 "한 직원의 개인 범죄일뿐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회장 동영상 의혹은 작년 7월 21일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보도로 처음 불거져 파문이 일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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