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사라' 마광수의 마지막 인터뷰 "나를 변태, 색마, 미친 말로 기억할까 두렵다"

입력 : 2017-09-06 05: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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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즐거운 사라'로 유명한 소설가 마광수 전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가 5일 숨졌다. 향년 66세.

연세대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마 전 교수는 시인 윤동주 관련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따며 국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1989년 펴낸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로 대중적으로도 알려졌으며, 1992년에는 발간한 '즐거운 사라'가 외설 논란을 빚어 구속돼 표현의 자유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연세대에서 해직과 복직을 반복하다 지난해 8월 정년퇴임했으나 해직 경력 때문에 명예교수 직함을 달지 못했다.

그는 올해 초 중앙선데이에서 연재하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의 심쿵 인터뷰'에서 "난 실패한 인생이다"라고 회한 가득한 본인의 인생을 되돌아봤다.

그는 "문학도 인정받지 못했고 학계나 문단에서도 철저하게 외면당했다"며 "한 많은 인생이다. 하루 종일 멍하니 지낸다. 같이 살던 어머니마저 연전에 세상을 떠나셨다. 넓은 아파트에서 덩그렁 혼자 산다. 말 상대도 없다. 몹시 우울하고 외롭다. 여자친구가 너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즐거운 사라'라는 작품을 왜 내놓게 되었냐고 김 교수가 질문하자 마 전 교수는 "겉으로는 근엄한 척하면서 뒤로는 호박씨 까는 우리 사회의 행태에 시비를 걸어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 주위를 둘러보라. '섹드립(섹스에 관한 애드리브)'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라 때문에 인생을 망쳤다"고 슬퍼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도 했다. "난 윤동주 연구로 박사가 됐고 교수가 됐다. 윤동주처럼 멋진 시인이 꿈이었다. 하지만 후세 사람들이 나를 변태, 색마, 미친 말(광마)로 기억할까 두렵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디지털콘텐츠팀 mul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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