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남부지역에 시간당 최고 116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가운데 부산시교육청은 사상 처음으로 폭우로 인한 전면 휴업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학교장이 임의로 휴업 조치를 내리도록 했다가 다시 전면 휴업을 결정해 학부모들이 큰 혼란을 겼었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날 새벽부터 내린 호우로 오전 7시 43분께 모든 학교에 전면 휴업 조치를 내렸다. 시교육청이 폭우로 전면 휴업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태풍이나 폭설에 의한 전면 휴업을 실시한 적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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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굴다리. 독자 제공 |
하지만 앞서 오전 7시 35분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학교장 재량으로 임시 휴업 조치를 내렸다가 전면 휴업으로 번복하면서 일선 학교에는 큰 혼란이 빚어졌다. 학교장이 정상등교 조치를 내린 학교에는 학생들이 등교 한 이후 전면 휴업 조치를 전달받는 것이다. 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기상 상황에 따라 학교가 자체적으로 하교 시간을 판단할 것을 지시했다. 이 때문에 정상등교한 학교에는 하교 시간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시교육청의 조치가 전달되는 과정에도 혼선이 빚어졌다. 전면 휴업 조치가 일선 학교와 학부모는 물론 교육청 내부에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학교로부터 전면 휴업을 안내 받지 못한 학부모들은 온라인 등에서 소식을 접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느라 곤혹을 치렀다. 부산 북구의 한 학부모는 "휴업 여부를 문의하려고 교육청 안전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더니 잘 모르고 있어 결국 학교에 문의를 해서 알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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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 된 문현동. 경동건설 아파트신축 공사 현장에서 발생 황토물 때문 주민들 원성이 자자하다. 독자제공 |
교육청의 '오락가락 휴업' 조치에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은 더 큰 혼란을 겪었다. 부산 남구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정상 등교라 해서 폭우 속에 아이를 보냈는데, 문자로 다시 전면 휴교로 조기 하교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폭우로 교통 상황도 엉망이라 직접 데리러 갈 수도 없고, 아이 맡아 줄 사람도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면 휴업으로 바꾼 시점이 한참 등교시간이라 학교와 학부모들에게 알리는 데에 혼선이 발생한 것 같다"며 "지역마다 폭우 사정이 달라 하교 시간은 학교 재량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송지연 기자 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