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문건이 10일 공개됐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공개된 2014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작성한 문건에는 이건희 회장을 '왕'에 이재용 부회장을 '세자'에 비유하며 "지금이 삼성의 골든타임. 왕이 살아있는 동안 세자의 자리를 잡아줘야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삼성의 경영권 승계가 당분간 삼성의 경영 기조를 좌우하는 제 1의 현안이다. 삼성의 현안이 즉 한국 경제의 고민거리"라고 명시하며 삼성 경영권 승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건에는 삼성 경영권 승계에 대한 개입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목도 있었다.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 경제에 더 기여할 수(기여하도록 유도)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문구가 그것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문건에는 "이건희는 삼성전자를 키운 장본인으로 경영능력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으나, 현재의 이재용은 (경영능력이) 검증된 바 없다"며 이 부회장을 펑가했다.
한편, 이 문건은 이건희 회장이 심장마비로 쓰러진 후 두 달 뒤 작성됐다. 지난 7월 청와대 캐비닛에서 발견됐다가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된 박근혜 청와대 시절 내부 문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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