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주부 마라토너' 권순희(46) 씨가 영광의 하프 코스 여자부 1위를 차지했다. 11년째 마라톤 삼매경에 빠진 권 씨는 이날 1시간 24분 52초의 기록으로 여자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기록은 아직 보지 못 했다. 1위는 여러 번 해봐서 큰 감흥은 없다"며 담담한 표정으로 호흡을 유지했다.
이날 경주에서 줄곧 3위를 달리던 권 씨가 선두로 치고 나온 건 결승선을 4㎞ 남겨 놓고서부터다. 그는 자신의 우승 비결로 오르막을 꼽았다.
3위로 달리고 있다가 1, 2위로 달리고 있던 일본과 미국 선수를 제치고 치고 나온 구간부터 오르막이 있는 걸 보고 우승을 예감했다고 했다.
권 씨는 "제가 유독 오르막에 강한데 그걸 보고 '아,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며 "올해 유독 외국인 선수들이 많이 참가했는데 '이런 대회니까 오히려 부산 사람이 내가 더 힘을 내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치가 끝내주지, 날씨까지 마음에 들었다"며 "이런 날 1위를 안하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권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