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미국 워싱턴DC 인근의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서울신문은 7일 복수의 현지 언론을 인용, 전 부장이 지난 8월25일 대한항공 KE093편으로 인천공항에서 워싱턴 인근 덜레스공항으로 입국해 페어팩스에서 체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전 중수부장은 1만 달러 이상의 거액의 도피자금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달 말 페어팩스 마트에서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성과 함께 장을 보는 모습도 포착됐다.
현지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도 이러한 '제보'가 올라왔다. 해당 사이트들은 이 전 부장에 대해 제보할 경우 300∼400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이 전 부장은 1997~1999년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의 법무협력관으로 근무하면서 대사관에서 가깝고 한인들이 많이 사는 페어팩스 인근에 거주한 바 있다.
이 전 부장은 지난 2015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2009년 검찰 수사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명품 시계를 받았다는, 이른바 '논두렁시계'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온 배경에 국가정보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개혁위는 지난달 24일 2009년 당시 국정원 간부가 이 전 대검 중수부장에게 "고가시계 수수 건 등은 중요한 사안이 아니므로 언론에 흘려서 적당히 망신주는 선에서 활용하라"는 언급을 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논두렁 시계 사건은 같은해 4월 한 언론의 단독보도로 세간에 알려졌으며, 노 전 대통령은 해당 보도 열흘 서거했다.
김정덕 기자 orikimj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