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에서 변호사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킨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씨가 "피해자들에게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고 밝혔다.
김씨는 21일 "오늘 보도된 당시의 상황은 저도 깜짝 놀랄 만큼 도가 지나친 언행이 있었음을 알게 됐고, 지금은 제가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럽다"며 "진작에 엎드려 사죄 드렸어야 할 일을 까마득히 모르고 지냈으니 제가 이제 와서 이 일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당황스럽기만 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피해자들을 향해 "그동안 견디기 어려운 아픈 마음을 가지고 계셨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죄송스럽기가 한이 없고 지금의 저 자신이 싫어질 뿐"이라며 "기회를 주신다면, 일일이 찾아뵙고 저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부모님께서 늘 말씀하셨던 대로, 제가 왜 주체하지도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지, 또 그렇게 취해서 왜 남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며 적극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받아서 다시는 이런 일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늦게라도 저의 행동을 지적해 주신 것을 감사드리며 이번 기회에 제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보겠다"고 다짐했다.
김씨는 지난 9월 말 서울 종로구의 한 술집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20대 여성 변호사 A씨의 동료 10여 명과 만났다. 김씨는 몇 시간가량 술을 마신 뒤 변호사들에게 "똑바로 앉아라", "너희 부모님은 뭐 하냐"는 등의 막말을 쏟아냈으며 한 남성 변호사의 뺨을 때리고 또 다른 여성 변호사의 머리채를 잡고 흔든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김씨의 사과문 전문-
지난 9월, 저는 보도된 바와 같이 아는 변호사가 포함된 지인들의 친목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전작이 있는데다 그 자리에서도 상당량의 술을 주고받으면서 취기가 심하여 당시 그곳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을 거의 기억하기 어려워 다음날 동석했던 지인에게 “혹시 내가 무슨 실수라도 하지는 않았는지” 염려스러워 물었고, ‘결례되는 일이 좀 있었다’고 해 그 분들에게 우선 죄송하다는 사과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곧 그 분들로부터 “놀라기는 했지만 괜찮다”는 등의 답신을 받고 그 후 내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보도된 당시의 상황은 저도 깜짝 놀랄 만큼 도가 지나친 언행이 있었음을 알게 됐고, 지금은 제가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럽습니다. 진작에 엎드려 사죄 드렸어야 할 일을 까마득히 모르고 지냈으니 제가 이제 와서 이 일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우선, 피해자 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리고 용서를 빕니다. 그동안 견디기 어려운 아픈 마음을 가지고 계셨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죄송스럽기가 한이 없고 지금의 저 자신이 싫어질 뿐 입니다. 기회를 주신다면, 일일이 찾아뵙고 저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습니다.
자숙의 시간을 보내야 할 제가 물의를 일으켜 더욱더 면목이 없습니다.
그동안 부모님께서 늘 말씀하셨던 대로, 제가 왜 주체하지도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지 또 그렇게 취해서 왜 남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며 적극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받아서 다시는 이런 일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늦게라도 저의 행동을 지적해 주신 것을 감사드리며 이번 기회에 제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보겠습니다.
김상록 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