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과 한방의 장점만을 살려 접목한다면 난임 치료의 전기가 마련될 겁니다. 양한방 융합 난임 치료는 곧 대세로 자리 잡을 겁니다."
주보선(사진·부산대 건강노화한의과학연구센터 연구교수) 박사는 국내 최초로 양한방 융합 난임 치료의 물꼬를 튼,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가진 전문가다. 그는 부산대병원 산부인과 이규섭 교수,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하기태 교수, 부산대 한방병원 최준용 교수 등과 팀을 이뤄 올해에만 보건복지부, 한의학연구원 등으로부터 4개의 주제가 연구과제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2년 전 국내 첫 연구팀 구성
불임치료 한방제제 개발 나서
복지부 등 4개 연구과제로 선정
'작약복합추출물을 이용한 불임치료 한방제제 개발', '난소 및 자궁 기능 개선 한방제제 개발을 위한 전임상 연구', '난소 기능저하 난임환자 대상 전 침 치료가 난소기능에 미치는 효과 임상연구', '비스파틴에 의한 신호전달 조절이 원시난포 및 난소표면상피 줄기세포 활성에 미치는 영향' 등이 주 박사가 선정된 연구과제다.
주 박사는 "눈부신 의학기술의 발전에도 현재 시험관 시술의 임신 성공률은 30~40%에 불과하다. 이 같은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기존 연구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패러다임의 연구가 필요했다"면서 "우리나라의 한방 난임 치료는 치료에 적합한 불임 원인에 잘 맞춰 치료한다면 진흙 속의 진주를 캐듯이 그 우수한 효능의 진가가 충분히 드러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약재처럼 천연물질에서 신약을 개발한다면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거라고 보고, 2015년 초 양한방을 아우르는 팀을 구성해 한약재와 한방 치료술을 이용한 양한방 융합 난임 치료제 및 치료기술 개발 연구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양한방융합 난임연구팀인 셈이다.
2년간의 연구 끝에 올해 4개의 과제가 선정되면서, 전국 최초로 부산대가 양한방 융합기술을 이용한 난임 치료 약재와 기술 개발의 물꼬를 트게 됐다.
주 박사는 "양한방 융합 난임 치료 기술 개발은 한방 치료 진단의 문제점과 양방의 시험관아기에서 나타나는 임신 성공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새로운 개념의 불임치료제 개발로 세계를 선도하는 제품으로 발전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난임과 생식 노화 연구에 있어 부산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 그는 30년간 부산 좋은문화병원 등에서 난임 치료 개발과 생식 노화 연구에 매진해왔다. 30편 이상의 SCI(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급 국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는 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의 부원장을 겸임하면서, 우리나라의 남성 난임 치료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는 "양방과 한방이 대립과 반목만 할 게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인정해줘야 한다"면서 "양방과 한방이 장점만을 살려 접목할 수 있다면 환자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