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당혹' 일본 정부, 사실 확인 분주

입력 : 2018-03-06 2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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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5일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를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평앙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주요 외신은 6일 남북한이 다음 달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는 정부 발표를 신속히 보도했다.

특히 일본 정부는 4월말 남북 정상회담에 합의하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용의를 밝힌 사실이 전해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日, 북 '비핵화' 언급에 주목

외신 남북정상회담 긴급보도
AFP "남북 정상 세 번째 만남"
WP "비핵화 의지 중대한 반전"


그동안 남북간 대화 분위기 속에서도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북 압력을 최고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온 상황에서 구체적인 정상회담 일정과 북한측이 비핵화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은 모습도 보였다.

외무성 간부는 교도통신에 "한국측으로부터 직접 진의를 들어보지 못하면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방북 경과 발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진전됐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당혹감과 놀라워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관 등을 통해 특사단과 관련된 정보 수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이 쉽사리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압력 노선 유지는 불가피하다는 방침을 견지했다. 한 정부 고위 관리는 "지금까지 한미일이 연대해 대북 압력 노선을 유지해 왔다"며 "이런 대응 기조는 간단히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노선 천명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 내에서는 "최대의 미소 외교"(외무성 간부)라는 인식이 우세하다.

AFP는 긴급 보도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되면 "한국전쟁이 평화 조약이 아닌 휴전으로 끝난 뒤 남북한의 3번째 정상 간 만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선 2차례의 회담은 북한과의 대화를 지지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인 2000년과 2007년에 각각 열렸다"며 "이들은 모두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을 만났다"고 덧붙였다.

AP는 이번 합의가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이뤄진 남북 간 협력의 뒤를 잇는 것"이라며 "작년에는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 때문에 긴장이 고조됐다"고 전했다.

독일 통신은 정 실장의 발표가 "김정은이 한국 대표단을 초청한 후 나왔다"며 "김정은이 2011년 집권한 후 남측 고위급 관리를 만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미국 CNN 방송 인터넷판도 남북정상회담 합의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이 2011년 권력을 잡은 뒤 처음으로 한국 관리들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스스로가 명백히 보증한 그 제안은 미 본토를 사거리에 두었던 수년간의 핵실험과 미사일 기술의 진전 이후 중대한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WP는 이날 '북한이 핵 프로그램 억제와 관련해 미국에 대화를 제의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북한이 다음 달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는 한국 정부 발표를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신문은 "북한은 북핵 프로그램을 억제하는 조치들을 포함할 수 있는 미국과의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며 "과거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한다면 북한과 대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상기시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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