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괴' 이혜리 "스크린 데뷔작으로 '크리쳐 사극' 선택, 꼭 해내고 싶었죠"

입력 : 2018-09-06 16: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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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물괴로 스크린에 데뷔한 이혜리.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크린 데뷔작으로 '크리쳐 사극' 선택, 어렵지만 꼭 해 내고 싶었어요"
 
가수 겸 배우 혜리(24)가 영화마을에 출격한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물괴'로 관객을 찾는 것. 아이돌 그룹 걸스데이 출신으로 안방극장을 먼저 찾은데 이어 스크린에 도전한다. 데뷔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한계를 극복하고 도전하고 싶었다"는 혜리를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한양에 역병을 품은 괴물이 출몰해 민심이 흉흉해지자 왕은 초야에 묻혀 지내던 옛 내금위장 '윤겸'(김명민)을 불러 추적하도록 한다. 윤겸은 부하 '성한'(김인권)과 딸 ‘명’(이혜리), 무관 '허 선전관'(최우식)과 함께 괴물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혜리가 연기한 '명'은 씩씩하고 당찬 인물이다. 역경과 고난에 주저앉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해결하려고 한다. 심심할 때 틈틈이 공부한 해부학 지식으로 물괴를 잡는데 힘을 더한다. 캐릭터의 성장도 눈에 띈다. 초야에 묻혀 사는 윤겸에게 "한양에 가자"고 조르는 철없는 딸이었지만, 나중엔 누구보다 그를 이해하는 인물로 변화한다.
  
이혜리는 "'명'을 겁 없고 용감한 아이라고 생각했다"며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풀어나가려고 하는 어른스러운 구석이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흔히 사극에서 보이는 '아씨'와는 정반대의 인물이에요. 정통 사극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와 달랐죠. 첫 스크린 데뷔작인 것 자체가 제게 큰 도전이었어요. 아버지 윤겸의 진지한 사극 말투와 아재 성한의 자유로운 모습 사이에 초점을 두고 연기했어요."
  
메가폰을 잡은 허종호 감독은 조선왕조실록 속 물괴를 스크린에 불러왔다. 중종실록 59권에 나오는 '괴상한 동물'인 물괴에 영화적 살을 붙여 한 편의 작품으로 완성했다. 이혜리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내용에 큰 흥미를 느꼈다"며 "'어렵겠다'는 마음보다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영화가 한국 최초의 '크리쳐 사극'을 표방한데 대해선 "새로운 도전에 함께 해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괴생명체가 나오는 '크리쳐 장르'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이 만나 영화적 재미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이혜리는 이번 작품에 참여한 뒤 사극의 매력을 깨달았단다. 그는 "그동안 사극 장르를 해보고 싶었다"며 "이젠 사극과 관련된 드라마나 영화가 나오면 그 전보다 관심을 갖고 보게 되더라"고 말했다. 하면 할수록 책임감을 갖게 되는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예전보다 사극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이젠 관련 프로그램이 나오면 '아씨 같은 역할을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 매력 있는 이야기를 담은 사극 영화에 또 출연하고 싶어요. 하하"

재미난 촬영 뒷이야기도 곁들인다. 컴퓨터 그래픽이 필요한 장면은 크로마키에서 촬영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이혜리는 "물괴 둥지에 숨어 있다가 동굴 속으로 뛰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모두 CG로 작업한 것"이라며 "초록색 바닥과 벽, 천장으로 이뤄진 곳에 서서 계속 뛰었다. 옆에 아무것도 없었는데 놀라는 표정을 짓고 두려운 모습을 보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는데 나중엔 적응이 됐다. 혼자 했으면 민망해서 하기 어려웠을 텐데 선배들이 잘 이끌어줘서 같이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2010년 걸그룹 걸스데이로 데뷔한 이혜리는 '맛있는 인생' '선암여고 탐정단' 등에 출연하며 안방극장을 찾았다.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덕선'으로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은 그는 연기 행보를 이어간다. "요즘 '앞으로 뭐를 할까'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해요. 여러 가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여배우들이 주로 나오는 작품에도 함께 하고픈 작은 소망도 있어요."

남유정 기자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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