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광용 스포츠 아나운서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담에 나선 선배 송현정 기자를 무리하게 두둔했다가 큰 비판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방송된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진행자로 나선 송현정 기자는 인터뷰 내내 인상을 쓰고 문 대통령의 말을 중간에 끊는 등 부정적인 태도로 논란이 되고 있다.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가능성과 "독재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라고 묻는 등 질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하지만 후배 이광용 아나운서는 선배를 두둔하고 나섰다. 이 아나운서는 송현정 기자의 진행에 대해 "격조 있고 현안 파악력 높고, 할 말도 하고. 내가 하면 저 정도 할까 싶기도 하다"고 평가한 윤태곤 전 프레시안 기자의 페이스북 글에 공감을 나타냈다.
뉴스타파 김경래 기자가 댓글로 "분위기 후덜덜하니 긴장감 넘치고 좋은데 하지만 지지층 댓글은 댓망진창이다. 송 선배 그쪽에서는 싸가지 없는 기레기로 완전히 찍히는 분위기"라고 적자 이광용 아나운서는 "지지층이 욕한다는 경래 선배 글을 보니 내용이 상당히 좋은 모양이다"라고 호응했다.
송현정 기자의 태도를 지적하는 일부 누리꾼의 댓글이 달리자 이광용 아나운서는 "송현정 선배 만세네요" "언론은 치어리더가 아니라 언제나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 반박을 덧붙였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광용 아나운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사과 글을 올렸다. 그는 "해당 프로그램의 전반부를 제대로 보지 않은 채 섣불리 평가에 개입한 점, 또 지지자라는 표현을 일방적으로 사용해 많은 분들을 언짢게 한 점,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제가 썼던 그 글로 상처받고 기분 나쁘셨을 모든 분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거나 도망가려는 의도가 아니라 제 명백한 실수가 담겼기에 해당 글은 삭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아나운서에 대한 일부 누리꾼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25분 현재 이광용 아나운서는 포털사이트 다음 실시간 검색어 4위까지 올라있는 상태다.
특히 그가 과거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KBS 정상화를 위해 힘써왔던 사실에 일부 시청자는 배신감마저 느끼는 모양새다.
이 아나운서의 사과글에는 "정치색이 명확히 드러났다" "기레기 아닌 줄 알았는데" "새노조 파업을 지지했는데 실망이다" "진심으로 응원한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 "KBS 축구 중계는 절대 안 보겠다" 등 실망감을 나타내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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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