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담배꽁초 길에 버린다" 최광희 영화평론가 궤변 논란

입력 : 2019-08-08 15: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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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희 영화평론가 페이스북 캡처 최광희 영화평론가 페이스북 캡처

영화평론가 최광희 씨가 "나는 담배꽁초를 거리에 버린다"고 밝히며 당당한 태도를 보여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최 평론가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길에 버려진 담배꽁초 사진을 올리며 "나는 담배 꽁초를 거리에 버린다"고 적었다.

그는 담배 꽁초를 버리는 이유에 대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함이고 흡연 구역과 휴지통을 충분히 만들지 않는 국가에 대한 항의다. 이게 내 방식의 시민 의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확산되며 누리꾼의 비판을 샀다. 한 누리꾼은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환경미화원의 노동강도를 높이는 것 같다"고 지적해 공감을 얻었다.

이에 최 평론가는 "제가 담배를 버리는 구역은 환경 미화원이 하루에 딱 두번 와서 한꺼번에 치운다. 그리고 제가 있는 곳은 흡연 구역이 없다. 흡연구역을 만들라는 시위인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이 누리꾼은 "나라면 쓰지 않는 화분이나 깡통을 자발적으로 비치해 재떨이로 활용하겠다"고 했으나 최 평론가는 "흡연 환경이라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나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면서 "쾌적한 환경에서 흡연할 권리도 사회가 인정하고 보장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응수했다.

최 평론가는 8일 오후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어제 거리에 담배 꽁초를 버린다는 포스트를 올렸더니 몇분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댓글을 달았다"며 "생각이 다른 것은 받아들일 수 있으나 다른 생각을 무례하게 표출하는 건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 댓글은 삭제했을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친구 삭제까지 했다. 무례한 댓글은 거리의 담배 꽁초보다 더 해롭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불복종의 차원에서 담배 꽁초를 거리에 버린다고 말한 것에 대해 지지를 얻길 바라는 게 아니다. 동의하기 힘든 이들의 심정도 이해한다. 그냥,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는 정도를 드러내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최 평론가는 누리꾼을 겨냥해 "당신은 세상이, 미디어가 시민 의식 실종이라는 굴레에 편리하게 가둔 행동에 무의식적으로 분개하지만, 정작 당신의 습관적 행동 중에 타인을 배려하지 못했으며 미디어가 놓친 것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자성했나?"라고 물으며 "충분히 그랬다면, 그렇다고 자신한다면, 담배 꽁초를 거리에 버리는 내 행동을 백번 비난해도 받아들이겠다. 물론, 그 비난에도 나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꿋꿋이 담배 꽁초를 거리에 버릴테지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글에는 댓글을 달 수 없도록 조치했다.

폐기물관리법상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면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는 환경을 해치기도 하지만 쌓인 담배꽁초가 도로변 배수구를 막아 우천시 범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편 최광희 평론가는 YTN 기자 출신으로, KBS와 YTN 등 방송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KBS 1TV '사사건건'에 출연해 영화 '기생충'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평가절하 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방송에서 "칸 영화제는 어느 정도의 권위를 가지고 있나"라는 앵커 질문에 "작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제목을 아느냐"고 반문했다.

앵커가 "모른다"고 답하자 최 평론가는 "딱 그 정도의 권위다. 한국 영화가 상을 받았을 때만 권위가 생기는 영화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칸 영화제는 굉장히 권위 있는 영화상이다. 세계 3대 영화상이 있는데, 그중 가장 권위 있는 영화상이 칸 영화제"라며 "거기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고 하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거죠"라고 덧붙였으나, 자신의 SNS에서는 "우리가 언제부터 칸 영화제에 이토록 관심이 많았나"라고 말하는 등 회의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디지털편성부 multi@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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