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본경선 후보 4명 중 1명을 반드시 정치 신인으로 하는 ‘신인 트랙’을 도입하면서 본경선행 티켓을 둘러싼 신인들의 경선 레이스에도 불이 붙었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유력 정치인 후보들이 경선구도를 선점하고 나섰다. 하지만 ‘후보는 많은데 인물은 없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은 만큼 이들 신인이 새로운 바람몰이에 성공할 경우 전체 선거 판도에도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장 당내 경선에 시드 배정”
전성하 LF에너지 대표 출사표
박한일·전호환 전 총장도 물망
경선 분위기 띄울 흥행 카드로
가장 먼저 도전장을 던진 이는 탄소배출권 거래기업 LF에너지의 전성하 대표다.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청년도시 부산’을 비전으로 1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신인 후보 중 처음으로 당내 경선에 합류한다. 그는 “4차 산업시대로 넘어가는 변혁의 시기에 산업구조재편이 제대로 이뤄져야 부산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며 IT기반의 ‘데이터 시티’ 구축을 대표공약으로 내걸었다. 영국 유학시절 뇌과학을 전공한 전 대표는 유치원 설립자, 복지재단 이사장, 부산포럼 공동대표 등 다방면의 스펙과 함께 ‘39세 청년 후보’를 차별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박춘한 전 스포원 이사장, 서광수 전 부산시설공단 대외협력관, 이종훈 전 부산MBC 보도국장, 강철구 전 KBS 부산방송총국 보도국장 등이 캠프에서 전 대표를 지원하고 있다.
자천타천으로 후보 물망에 오른 박한일 전 한국해양대 총장도 이번 주 중 출마 여부를 결정짓는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부산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며 꾸준히 외연을 넓혀 온 그는 ‘최종 결단’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호환 전 부산대 총장 등도 여론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총장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모두에서 출마 가능성이 열려 있는다는 분석이 있다. 현직 여성 교수 한 명도 출마를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 신인이 시드 배정을 통해 본경선에 진출하더라도, 전체 경선 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대체적 견해다. 인지도나 조직 동원력, 선거 경험 등 여러 면에서 아무래도 기성 정치인에게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인들은 차기 출마를 위한 발판으로, 당으로서는 경선 흥행을 위한 ‘붐업 카드’로 ‘신인 트랙’을 활용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반면 후보 난립 속에도 뚜렷한 강자가 없는 현 상황에서 중량감 있는 신인이 등판해 바람몰이에 나설 경우 전체 선거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최근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부산시 박성훈 경제부시장이 대표적인 ‘다크호스’로 꼽힌다. ‘젊은 경제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부산시민이 원하는 시장상에도 부합해 국민의힘으로서도 놓치기 아까운 카드다.
이에 대해 박 부시장은 “부산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마음은 확고하지만, 그 방식이 선거를 통해서일지 혹은 현재 시정에 전념하는 것일지 선택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