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3명을 뽑는 부산교통공사 운영직(일반)에 7344명의 부산 청년이 몰려 부산 공공기관 역대 최고인 222.55대 1을 기록했다.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부산의 고용 상황을 반영한 부끄러운 민낯이라는 분석이다.
부산시는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2021년도 상반기 공공기관 직원 통합 필기시험’의 서류를 접수한 결과 7개 기관 257명 모집에 1만 6345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63.6대 1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부산시는 올해부터 산하 공공기관들의 필기시험을 하나로 통합해 실시하기로 했다. 한 명의 지원자가 여러 공공기관에 중복 지원을 할 수 없게 됐다는 뜻이다. 찔러보기식 지원을 막겠다는 조치였음에도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관별 경쟁률을 따져보면 부산교통공사 85.96대 1(160명 모집, 1만 3754명 지원)로 가장 높았다. 670명을 선발했던 지난해의 경우 43대 1을 기록했고, 상·하반기에 나눠 341명을 뽑았던 2018년에는 5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올해 33명을 뽑는 일반 행정직군 격인 운영직(일반) 부문에 7344명이 지원해 222.55대 1을 기록했다. 부산교통공사는 물론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의 역대 경쟁률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부산 청년들의 공공기관 쏠림현상은 지역의 고용률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마땅한 기업이 없다 보니 돌고돌다 결국 공시생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올해 1/4분기 부산의 고용률은 54.9%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 2/4분기 고용률이 54.8%로 뚝 떨어진 뒤 회복하는 흐름을 보이다 다시 54% 대로 하락한 것이다. 부산의 고용률이 마지막으로 54%대를 기록한 것은 거의 10년 전인 2011년 3/4분기(54.9%)다. 전국 평균 고용률과는 4%포인트(P) 안팎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부산도시공사는 42.47대 1(15명 모집, 637명 지원)의 경쟁률을 보였고 부산시설공단 26.57대 1(23명 모집, 611명 지원), 부산환경공단 19.39대 1(51명 모집, 989명 지원), 부산의료원 72대 1(3명 모집, 216명 지원), 부산테크노파크 9.33대 1(3명 모집, 28명 지원), 부산디자인진흥원 55대 1(2명 모집, 110명 지원) 등을 나타냈다.
상반기 공공기관 직원 통합 필기시험은 오는 29일에 실시한다. 시험장소 등 구체적인 사항은 오는 20일 부산시 통합채용 홈페이지와 해당 기관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