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지옥’ 된 카불·…폭탄 테러 사망 170명·부상 1300명으로 늘어

입력 : 2021-08-28 11: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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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에서 한 탈레반 병사가 폭탄테러 현장을 경비하고 있다. 이번 참사로 28일 현재까지 사망자가 170명으로 크게 늘었고 부상자도 1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에서 한 탈레반 병사가 폭탄테러 현장을 경비하고 있다. 이번 참사로 28일 현재까지 사망자가 170명으로 크게 늘었고 부상자도 1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이르 카르자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사망자가 28일 오전 9시(한국 시간) 현재 170명으로 크게 늘었고 부상자도 1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정한 아프간 철수 시한(8월 31일)을 닷새 앞두고 벌어진 최악의 참사에 카불 현지는 말 그대로 생지옥으로 변했다.

아프간 현지의 혼란과 열악한 구조 및 의료 환경으로 사상자 파악에 시간이 걸리고 있어 인명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전날 카불 공항 애비 게이트 인근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는 170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복수의 미국 관리는 AP 통신에 사망자 수가 169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미국 CBS, CNN 방송도 아프간 현지 보건 관계자를 인용해 사망자가 170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EFE 통신에 따르면 카불 내 '와지르 아크바르 칸' 병원 한 곳에 이날 하루에만 시신 145구가 옮겨졌다.

테러 사망자는 대부분 아프간인들로 파악됐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번 테러로 숨진 아프간인 중 민간인이 60∼80명이라고 밝혔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미군의 경우 해병대원 10명을 포함해 13명이 숨졌다. 미국 국방부는 미군 18명이 다쳐 현재 독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영국 외무부는 이날 미성년자를 포함한 영국인 3명도 희생자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은 이번 폭발로 인해 탈레반 대원 28명도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아프간 보건부 관계자를 인용해 부상자 수가 1300명을 넘는다고 타전했다.

미국은 추가적인 테러를 우려해 카불 공항의 보안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일부 공항 입구를 폐쇄하고 보안수단 추가 등 조처를 했으며 공항 상공에 유인기와 무인기를 계속 띄워 주변을 감시했다.

공항 밖 경비를 책임진 탈레반은 트럭 등을 이용해 공항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장애물을 설치했다.

미국은 테러 후에도 카불에서 자국민 및 현지 협력자들에 대한 대피 작업을 이어갔다.

백악관은 미국이 이날 12시간 동안 약 4200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당초 두 번으로 알려진 자살폭탄 테러는 한 차례만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윌리엄 테일러 미 합참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배런 호텔이나 인근에서 두 번째 폭발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자살 폭탄 테러범은 1명이었다고 말했다.

테러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국가 호라산(IS-K·ISIS-K)은 미국과 탈레반 모두에게 적대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테러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IS에 대한 강력한 보복 메시지를 천명했으며, 28일 아프간 내 IS 조직에 대해 공습에 들어갔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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