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부산에서 만난 멘도자 감독님께 3번 연출 부탁했어요”

입력 : 2021-10-12 17:50:31 수정 : 2021-10-12 18: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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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젠산 펀치’ 주인공 일본 배우 쇼겐

일본 배우 쇼겐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 초청된 영화 ‘젠산 펀치’(GENSAN PUNCH)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일본 배우 쇼겐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 초청된 영화 ‘젠산 펀치’(GENSAN PUNCH)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올해 영화 ‘젠산 펀치’(GENSAN PUNCH)를 들고 BIFF에 온 일본 배우 쇼겐은 이렇게 말했다. 11일 오전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운틴의 분장실에서 <부산일보>와 만난 쇼겐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어제 (영화 상영 이후) 가슴이 벅차 잠을 잘 못잤다”고 입을 뗐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 게스트를 초청하지 못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주요 작품의 주역들이 부산을 찾았다. 올해 ‘아시아 영화의 창’ 초청작이자 지석상 후보인 ‘젠산 펀치’ 주인공인 쇼겐도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석하는 등 영화 축제를 함께 꾸미고 있다. 쇼겐은 “영화 기획부터 함께 한 작품이라 이번 개봉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


영화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 초청된 영화 ‘젠산 펀치’(GENSAN PUNCH)는 필리핀 거장 브리얀테 멘도자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BIFF 제공 영화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 초청된 영화 ‘젠산 펀치’(GENSAN PUNCH)는 필리핀 거장 브리얀테 멘도자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BIFF 제공

의족 복서 실화 바탕 직접 기획

“현실의 벽을 마주친 인물이

꿈 포기 않는 의지에 매력 느껴”


쇼겐은 사실상 이 영화의 구심점이다.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품을 기획했고, 필리핀 거장인 브리얀테 멘도자 감독을 찾아가 영화 연출을 부탁했단다. 여기에 본인이 직접 주연을 맡았다. 그는 “3년 전 BIFF에서 감독에게 처음 작품 연출을 부탁했는데 거절하셨다”며 “이듬해 도쿄국제영화제와 필리핀에 따라가 끈질기게 설득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삼고초려’ 끝에 감독이 메가폰을 잡기로 했다고. 쇼겐은 “나는 감독님의 팬”이라며 “외부 기획을 한 번도 응한 적이 없는 분이라 모시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감독님을 처음 만났던 게 운명이었어요. 그 만남에서 이 작품이 시작됐죠. 감독님이 인간 대 인간으로 관계를 구축하신 뒤에 영화 작업을 하시는 걸 보고 감명을 받았어요.”


필리핀 거장 브리얀테 멘도자 감독 연출

일본 복서 실화 바탕…영화 주연 맡아

“현실의 벽 넘어 꿈 이룬 인물 의지 보여줘”


영화 ‘젠산 펀치’(GENSAN PUNCH)로 BIFF를 찾은 일본 배우 쇼겐이 <부산일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영화 ‘젠산 펀치’(GENSAN PUNCH)로 BIFF를 찾은 일본 배우 쇼겐이 <부산일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이 영화는 일본의 복서 쓰야마 나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어릴 때 사고로 의족을 단 쓰야마가 일본에서 정식 선수 자격을 받지 못하자 필리핀까지 가서 국제자격증을 따오는 이야기다. 쇼겐은 “현실의 벽을 마주친 인물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의지를 보여준 데 매력을 느꼈다”며 “쓰야마가 해외에서 활동한 점과 어머니와 유대 관계가 깊다는 점에서 나와 동질감도 느꼈다”고 설명했다. 복서 연기를 위해선 매일 체육관으로 출퇴근하며 맹연습했다. 쇼겐은 “오른쪽 다리가 불편한 분이라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복싱 연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쇼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영화의 힘과 영화제의 중요성을 더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사람 사이의 관계와 그 중요성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영화인들이 함께 영화를 보면서 각국의 문화와 역사를 공유하는 이 자리가 정말 소중하단 걸 더욱더 느꼈다”고 말했다. “올해 BIFF를 잊지 못할 거에요. 영화라는 매개를 통해서 이 어려움을 모두 함께 극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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