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순… 여론조사와 상반된 ‘PK 검색량’

입력 : 2022-03-06 17:59:00 수정 : 2022-03-07 15: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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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트렌드’ 빅데이터 분석

2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2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3·9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부산·울산·경남(PK) 시민은 최근 구글 빅데이터 상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도 1위’ 이 후보를 선거 막판 야권 단일화를 이뤄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뒤쫓는 형국이다. 다만 역대급 비호감 대선 탓에 ‘부정적 관심’도 적잖이 반영돼, 이 결과가 초박빙 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6일 구글 트렌드에서 최근 한 달간(2월 3일~3월 3일)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단어의 PK지역 검색량 지수를 비교한 결과 이 후보는 평균 44였다. 윤 후보는 이보다 8이 낮은 36, 심 후보는 4였다. 지수는 이 기간 해당 단어들의 검색 빈도를 상대적 수치로 환산해 나타낸 것이다. 심 후보, 윤 후보, 이 후보 순으로 PK지역에서 검색량이 많다는 뜻이다.


이 후보, 한 달간 ‘평균 지수’ 44

엿새 제외하고 ‘관심도 1위’올라

윤 후보 36·심상정 후보 4 기록

‘부정적 관심’도 반영, 귀추 주목


부산을 기준으로 봤을 때 이 후보는 이 기간 6일을 제외하고는 줄곧 윤 후보를 앞섰다. 전반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한 심 후보는 1차 법정 토론회 직후 등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통계에선 이 후보의 우세 추세에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3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야권 단일화를 이뤄내는 등 굵직한 이슈로 윤 후보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는 분위기다. 지난 7일을 기준으로 볼 때 부산, 울산, 경남 모두에서 최고 수치(100)를 기록한 것은 윤 후보였다.

더불어 전국 단위 수치를 보여주는 네이버트렌드의 검색량 지수도 최근 한 달간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질렀다. 2월 4일부터 3월 4일까지 한 달간 19세 이상 전국 이용자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윤 후보의 평균 검색량은 36을 기록해 이 후보(29)보다 7이 높았다. 한 여론조사 업체 대표는 “구글보다 한국인 이용자 비율이 큰 네이버트렌드가 우리나라 여론 추이를 보다 잘 보여준다”면서 “PK 관심도를 따로 볼 순 없지만, 전국 추세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검색량 빅데이터가 지지율 추세에 영향을 줄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구글 트렌드는 검색어에 대한 관심도를 수치로 보여주는 것으로, 실제 여론조사나 지지율 수치가 아니다. 다만 역대 대선에서는 여론 추이를 살피는 하나의 도구로 주목받아왔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여론조사에서 열세였던 트럼프의 상승세를 짚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 2012년 박빙 대선 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거일 직전 한 달간 구글 트렌드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 대선에서 이를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네거티브 공방이 유독 치열했던 만큼 해당 후보의 ‘리스크’ 때문에 검색량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여론조사와도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다는 점도 이유로 꼽는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 등록된 최근 10개의 여론조사(전국 단위)는 구글트렌드와 달리 윤 후보 우세를 가리켰다. 오차범위 밖 윤 후보 우세가 6차례, 오차범위 내 접전이 4차례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또 보수 정당 후보는 주력 지지 세대가 60대 이상 고령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구글트렌드가 워낙 방대한 데이터를 수치화한 만큼 여론 추세를 보는 엿볼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선거 레이스 막판 ‘깜깜이 여론조사’ 속 각 후보의 ‘상승세’ ‘하락세’ 등을 예측해 볼 보조 수단이라는 것이다.

또 조사가 이뤄진 최근 한 달은 이미 각 후보의 리스크가 수면 아래로 떨어진 뒤여서 네거티브 반영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 지난 한 달간 이 후보의 전국 인기 연관 검색어 20위 안에는 우크라이나, 전과 등 부정적 키워드가 2개 뿐이었다. 윤 후보도 리스크 중 하나로 지목되는 ‘김건희’ 단어만 포함됐다.

<부산일보> 대선보도 자문단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차재권 교수는 “보통 관심도는 긍정, 부정 비율이 7대 3이나 8대 2 정도로 통상적으로 긍정적인 걸 더 많이 반영하게 돼 있다”면서 “구글 트렌드는 통계학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관심도 측면에서 보면 모집단의 대표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구글 트렌드

해당 단어의 검색량을 지수화한 데이터 기반 서비스. 특정 기간, 검색 횟수가 가장 많았던 대상의 최곳값을 100으로 정하고 나머지 대상의 검색량을 상대적 수치로 환산해 보여 준다. 검색 대상의 관심도를 나타내는 척도로서 여론 추이를 살펴보는 하나의 수단이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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