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일상회복 기조에 따라 약 1년 6개월 만에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가 해제됐다. 이로써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지만 시행 첫날 현장에서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하는 등 달라진 방역 조치를 어색해하는 모습이었다.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0시부터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방역 조치를 해제했다. 기존의 경우 야외에서도 사람 간 거리가 2m 이내인 경우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했지만 이번 조치로 학교 체육시간과 산책, 등산 등 야외활동 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듯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지만 제도 시행 첫날 부산 곳곳에서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를 다니고 있었다. 마스크를 벗은 시민도 일부 있었지만 이들 역시 마스크를 팔목에 걸쳐 항상 몸에 지니고 있거나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는 등 달라진 환경을 낯설어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방역 조치가 바뀐 사실을 알지 못하는 듯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은 사람을 신기하게 쳐다보기도 했다.
부산 서면에서 만난 직장인 정 모(33) 씨는 “오늘따라 햇볕도 강하고 날씨가 너무 더워 마스크를 벗었다”면서 “여름이 다가오는 만큼 운동할 때나 산책할 때 한결 숨쉬기가 편해질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에서 부산을 찾은 김정래(81) 씨는 “집 앞에서 잠시 바람을 쐬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나오긴 했지만 아직 눈치가 보여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갈 때는 마스크를 낄 수밖에 없다”면서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될 때까지 자유롭게 벗고 다니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현준(26) 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어차피 실내에 들어가면 마스크를 써야 해 그냥 끼고 나왔다”면서 “이제는 마스크가 익숙해진 것도 있고 마스크를 계속 들고 다녀야 하는 건 똑같아 당분간은 계속 쓸 생각이다”고 말했다. 손 모(54) 씨도 “아직은 왠지 모르게 마스크를 벗은 사람을 보면 피하게 되고 재확진 이야기도 들리는 것을 보면 당분간은 조심해야 할 때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실외 마스크 해제 조치에 더해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방역 조치를 완화해야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직장인 김 모(30) 씨는 “지금까지 직장 등 실내에서는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고 외출할 때 마스크를 끼는 이상한 풍경이 이어졌다”면서 “최근 부산에서도 확진자가 줄어드는 만큼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로 했으면 전부 한 번에 해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