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정도 남은 제8회 부산·울산·경남(PK) 지방선거가 2018년 지선 때와 정반대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승패의 결정적인 승부처인 주요 지표들은 더더욱 그렇다. 4년 만에 완전히 달라진 부울경 지선 분위기가 최종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이유다.
이른바 ‘대통령·정당·후보’ 등 3대 지지도는 선거의 승부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들이다. 여기에 20대 대선 결과와 선거 구도도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번 부울경 지선에서도 이들 5대 지표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공약이나 토론회 등의 영향력은 다소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구도 등 5대 지표 급변
민주 압승 판세 뒤집힐지 관심
지난 7회 부울경 지선의 주인공이 ‘문재인’이었다면 이번에는 ‘윤석열’이다. 4년 만에 PK 지선의 주도세력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한국갤럽이 7회 지선 3주 전인 2018년 5월 23~24일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PK 국정지지도는 71%였고, 부정평가는 15%에 불과했다. 부울경 정당 지지도도 민주당(50%)이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18%)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 결과 민주당은 1995년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부산(오거돈) 울산(송철호) 경남(김경수) 3개 광역단체장에서 승리한 것은 물론 부산 기초단체(전체 16개)의 13곳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역전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울경의 긍정평가(65%)가 부정평가(24%)보다 훨씬 높았다. 부울경 긍정평가는 전국 평균(52%)보다 13%포인트(P) 높게 나왔다. PK 정당 지지도 또한 국민의힘(58%)이 민주당(18%)을 압도했다.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의 우위가 확인됐다. MBN·리얼미터의 부산·울산시장 지지도 조사(9~10일)에서 국민의힘 박형준(57.6%) 후보가 민주당 변성완(29.4%) 후보를 배 가까이 앞섰고, 울산의 국민의힘 김두겸(49.7%) 후보도 현직 시장인 민주당 송철호(34.7%) 후보보다 15%P 높았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58%) 대통령이 부산에서 민주당 이재명(38%) 후보보다 20%P 높게 득표했다.
선거 구도 역시 국민의힘에 유리한 상황이다. 당초 국민의힘 공천 탈락자들이 대거 무소속 출마를 예고했지만 실제 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게다가 대부분의 부울경 무소속 출마자들이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여야 선거 책임자와 정치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전반적인 부울경 지선 분위기는 국민의힘에 다소 우호적인 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으로 낙향한 데다 오는 23일 김해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행사가 열려 부울경 진보세력이 대거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 선거 과정에서 일부 국민의힘 후보들이 치명적인 실수를 범할 확률도 있다. 여야 모두 극도의 신중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