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이채로운 직업과 경력을 가진 새로운 인물이 부산·경남 기초의회에 등장하며 풀뿌리 정치에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경비원, 청소부 등 안 해 본 일이 없는 늦깎이 변호사부터 전문 심리상담사, 통역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인물들이 당당하게 기초의원 배지를 달았다. 지역 일꾼으로 제대로 일해보겠다는 힘찬 포부는 20대 최연소 당선인이든, 70대 최고령 당선인이든 한결같았다.
부산 수영구 나선거구(광안1·3·4동) 더불어민주당 권진성(55) 당선인은 28년 만에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늦깎이 변호사’로 방송에 출연하는 등 유명해진 인물이다. 경비원, 청소부, 치킨집 사장 등 안 해 본 일이 없는 그는 고학 끝에 2020년 그토록 꿈꿨던 변호사가 됐다. 권 당선인은 “올해 초 대통령 선거 때 캠프에서 직접 뛰며 이념 정치보다 민생 밀착형 정치로 구민에게 다가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현장에서 듣고 구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 비례대표 김미희(51) 당선인은 15년간 관광통역안내사로 일한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다. 김 당선인은 현재 (사)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 부산영남지부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그는 “해운대구는 부산의 관광 중심지이기도 하고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분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며 “경력을 살려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고 해운대구를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부산 중구 나선거구(보수·부평·동광·남포·광복동) 강주희(53) 당선인은 심리상담사 출신이다. 강 당선인은 중부산가정폭력상담소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며 성폭력, 가정폭력과 관련해 심리상담사로 일해 왔다. 그는 “상담 분야에서 쌓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구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꼭 필요한 조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산 기초의원 당선인 중 최연소 타이틀은 북구 다선거구(만덕2·3동) 국민의힘 김기현(25) 당선인에게 돌아갔다. 김 당선인은 항상 노력하는 지역 일꾼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산 최고령 당선인은 부산진구 다선거구(부암1·3동) 국민의힘 곽사문(70) 당선인이다. 그는 12년 전 처음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후 3차례 선거에 출마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고, 3전 4기 끝에 값진 배지를 달았다. 부산진구 바선거구(부전2동, 범천1·2동)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김진복(69) 당선인은 곽 당선인에 이은 두 번째 고령 당선인이다. 두 사람은 “젊은 사람들 못지않은 에너지로 구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강서구 가선거구(대저·강동·가락·명지1동) 박상준(41) 당선인은 부산 기초의회 당선인 중 유일한 무소속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16개 구·군 통틀어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됐던 그는 이번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당히 당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남 양산 가선거구(물금·범어)에 출마한 국민의힘 정성훈 당선인은 부울경 지역 구·시·군의원 중 최연소로 당선됐다. 정 당선인은 1999년 9월 6일생으로 22세다.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학생인 정 당선인은 지난해 1월 군 제대 후 국민의힘 부산시 대학생위원회 위원으로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그는 대학생 위원으로 활동을 하다 청년으로서 도전을 위해 3월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무소속 시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정 당선인은 유세 과정에서 국민의힘에 복당했고, 양산 가선거구에 공천을 받았다. 정 당선인은 "양산에서 태어나 성장했고, 청년들의 고민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청년 세대 유입과 저출산 방지를 위해 어젠다를 제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회부·지역사회부 nmaker@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