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 기계부품 기업으로 옮기면 취업장려금 150만 원 드립니다”

입력 : 2022-06-09 19: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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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1 해운대구 청년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부산일보DB 사진은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1 해운대구 청년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부산일보DB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는 서부산 기계부품기업의 채용 활성화를 위해 부산경제진흥원이 파격적인 취업장려금을 내걸었다. 사하구와 강서구, 사상구 등 서부산에 있는 기계·자동차·조선기자재를 포함한 기계부품 기업으로 이직하면 근로자에게 150만 원의 취업장려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부산경제진흥원은 고용노동부가 ‘위기산업’으로 지정한 서부산의 기계부품산업 분야로 이직한 근로자가 3개월 동안 근무하면 취업장려금 150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를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대상자는 300명이고, 지원금 소진 때까지 모집한다.

부산경제진흥원 구인난 타개책

구인 배수 2.5로 미스매치 심각

300명 대상 3개월 근무 때 지급

기업 “반짝 효과 그칠 것” 우려도

부산경제진흥원에 따르면 서부산은 부산 제조업 기업의 70%가 밀집한 제조업 핵심 지역이지만, 2017년 이후 취업자가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서부산 기계부품산업 분야의 생산직 일자리 구인배수는 2019년 1.9에서 2021년 2.5로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서부산 중에서도 교통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강서구는 생산직뿐만 아니라 전 직종에서 구인난이 일어나는 상황이다. 실제로 강서구의 2021년 구인 인원은 2만 8364명이었지만, 실제 구직 건수는 1만 502건에 불과해 ‘미스매치’가 심각하다.

부산경제진흥원 일자리지원단 김영하 단장은 “서부산 기계부품 기업은 위기산업에 선정될 정도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어 현금 장려금 정책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하구 A제조업체 인사 담당자는 “130여 명이 근무를 하고 있는데 지금 6명 정도가 부족한 상태”라면서 “구인 공고를 내도 젊은 사람은 교통이 불편하고 주변 환경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지원 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서부산 기계부품 업계에서는 “같은 서부산이라도 강을 건너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크다”는 소리가 나온다. 동부산을 기준으로 낙동강을 건너기 전에 있는 사하구 신평·장림공단과 강을 건너야 하는 강서구 녹산·화전산단 중에서 동부산과 가까운 신평·장림공단 쪽이 그나마 낫다는 뜻이다.

서부산 기계부품 업체들은 근로자에게 취업장려금을 지원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일시적 효과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강서구 B도금업체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국인 근로자 구하기가 굉장히 까다로워졌고 한국인 채용 역시 쉽지 않다”며 “지원금은 반짝 효과만 낼 뿐이다. 제조기업 세금 경감 같은 실질적인 지원을 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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